메이저리그(MLB)는 현재 테네시주 네슈빌에서 윈터미팅이 한창이다. 스토브리그를 이끄는 수장(단장) 뿐 아니라 감독, 야구계 주요 인사, 해외 리그 관계자도 대거 참여한다.
지난 5일(한국시간) MLB 30개 구단에 포스팅이 공지된 이정후(25)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이전부터 영입설이 나왔던 뉴욕 양키스는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직접 이정후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와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지난 9월 방한, 왼쪽 발목 수술 탓에 뛰지도 못하고 있는 이정후를 따라다닌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도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이정후를 언급했다.
MLB닷컴은 6일 푸틸라 단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정후 영입에 대한 샌프란시스코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푸틸라 단장은 10월 10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의 홈 최종전(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9일 만에 복귀전을 치른 이정후의 타석을 본 소감부터 전했다. 그는 "(한국행은) 멋진 여행이었다. 이정후는 6~7번 스윙을 했는데, 그런 스윙을 보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었다"라고 전했다 .
샌프란시스코는 중견수 보강이 필요한 팀이다. 2023 정규시즌 중견수로 총 11명이 나섰지만, 팀 출루율은 0.303에 그쳤다. 30개 구단 중 23위 기록이었다.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가 수준급 중견수를 영입하면,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와 오스틴 슬레이터를 사이드 외야수(좌익수·중견수)로 보낼 수 있고, 마이클 콘토포와 미치 해니거가 지명타자로 나설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밥 멜빈 신임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말을 소개했다. 멜빈 감독은 "팀에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몇 명 있지만, 조금 더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 마인드가 있는 찾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중견수 수비는 항상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더 신경 쓰고 있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지난 7월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수술까지 받았다. 이후 실전 경기 출전은 앞서 언급한 키움의 홈 최종전 한 타석뿐이었다.
푸틸라 단장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이정후를 향한 평가에 변수가 생겼다는 것을 인정했다. KBO리그가 타자 친화적 성향을 갖춘 점, 이정후의 파워가 MLB에서 통할 지 미지수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샌디에이고 김하성의 성공으로 볼 때, 이정후의 엘리트 콘택트 능력과 수비력은 분명 이번 겨울(스토브리그)에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푸틸라 단장은 "많은 이들이 두 선수(김하성·이정후) 연관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어떤 조정이 필요한지 항상 살펴보고 있다. (기량적) 도약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일부 선수들은 충분히 해낼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라고 했다.
감독과 단장의 말을 종합하면, 샌프란시스코의 영입 1순위는 수비력을 갖춘 중견수다. 물론 유망주 등 내부 인원을 통해 채우는 게 아닌, 해외 리그에서 눈을 돌렸기 때문에 수준급 타격 능력이 동반돼야 한다. 일단 김하성의 성공 사례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푸틸라 단장의 스탠스에서 이정후 영입에 대한 진실성이 전해진다.
이정후는 타격 능력에 다소 가렸지만, 평균 이상의 수비 범위와 송구 능력을 갖췄다. 그는 고교 시절까지 어깨가 강해야 하는 유격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