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악연’으로 엮인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카타르 축구대표팀을 떠났다. 아시안컵까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계약 해지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카타르 축구협회는 7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케이로스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 해지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지휘봉을 잡은 뒤 10개월 만의 일이다. 정확한 해지 사유는 전해지지 않았다.
후임으로는 마르케스 로페스(스페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로페스 감독은 지난 2017~18시즌부터 알 와크라(카타르)를 이끌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번 경질에 의문이 따르는 이유는 당장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최국인 카타르는 지난 대회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데, 사령탑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 축구팬들과 친숙한 인물이다. 그는 2000년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수석코치로 활약,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오른팔 역할을 맡았다. 박지성 현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와도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악연’으로 엮인 건 그 후다. 케이로스 감독은 지난 2011년 이란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맡았는데, 2년 뒤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려 논란이 일었다. 이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때도 한국에 1승 1무를 거두는 등 ‘난적’으로 자리 잡았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9년 콜롬비아 대표팀을 잠시 맡았다가, 이란으로 복귀해 월드컵을 마친 뒤 이번에는 카타르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카타르와의 동행은 1년도 채 가지 않았다.
케이로스 감독은 카타르 부임 후 공식전 12경기 동안 5승 2무 5패를 기록했다. 9월과 10월 평가전에서는 1승 1무 2패로 부진했지만, 11월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는 2연승을 질주하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계약 해지에 대해 의문이 따르는 이유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