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FC에 ‘2부리그 강등’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승강 플레이오프(PO1) 1차전에서 쓰라린 역전패를 당한 탓이다. 수원FC 핵심 선수인 이승우(25)가 받은 레드카드는 그래서 더 아쉬움이 컸다. 역전패의 빌미가 됐을 뿐만 아니라 징계로 뛸 수 없게 된 2차전까지 후폭풍이 이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K리그1 11위에 머무르며 승강 PO로 떨어진 수원FC는 지난 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PO 1차전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1-2로 역전패했다. 전반 42분 장재웅의 선제골로 균형을 깨트리고도, 후반 막판 페널티킥(PK)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9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잔류가 가능한 부담감을 안게 됐다. 반면 K리그2 준우승팀 부산은 비기기만 해도 승격이 가능하다.
중요했던 1차전, 수원FC를 벼랑 끝으로 내몬 건 ‘이승우 변수’였다. 이승우는 이날 1-0으로 앞서던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투입됐는데, 후반에만 두 차례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특히 퇴장으로 이어진 후반 37분 두 번째 경고 장면이 치명타가 됐다. 페널티 박스 안 수비 과정에서 이승기를 넘어뜨린 이승우는 비디오 판독(VAR) 끝에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며 퇴장당했고, 부산엔 PK까지 주어졌다. 결국 수원FC는 이승우 퇴장과 함께 동점골까지 실점하며 급격히 흔들렸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8분, 또다시 PK 실점을 허용하며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이승우의 퇴장은 특히 앞선 장면에서 불필요하게 받았던 한 장의 경고가 밑바탕에 깔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컸다. 이승우는 두 번째 경고를 받기 7분 전 ‘비신사적 행위’를 이유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다. 최준과 측면에서 볼 경합을 펼치다 공이 사이드 라인으로 나간 뒤 신경전을 벌인 결과다. 웃으며 넘기려던 최준과 달리 이승우는 최준의 유니폼을 오랫동안 손으로 잡고 늘어지다 결국 경고를 받았다. 이때 받은 옐로카드가 결국 이승우의 경고누적 퇴장으로까지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이승우가 1차전 퇴장에 따른 징계로 2차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승우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0골·3도움을 기록, 팀 내 최다 득점과 공격 포인트 공동 2위에 오른 핵심 공격수다. 가뜩이나 외국인 공격수 라스가 음주운전으로 퇴출당한 뒤 창끝이 무뎌진 데다, 2차전에서 반드시 골을 넣고 이겨야 하는 수원FC 입장에선 이승우의 징계는 치명적인 악재다.
김도균 수원FC 감독도 예상치 못한 변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대체 선수를 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승우 변수를 극복하지 못하면 수원FC엔 다음은 없다. 만일 수원FC가 K리그2로 강등되면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반대로 부산은 4년 만의 K리그1 승격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