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오히려 저보고 차분해지라고 합니다."
김도완 부천 하나원큐 감독이 180도 달라진 팀 분위기에 연일 웃음꽃을 피운다. 벌써 3연승에 단독 3위다.
하나원큐는 10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여자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부산 BNK와 홈 경기에서 68-60으로 승리했다. 최근 3연승을 달리면서 5승 6패로 리그 단독 3위에 올랐다.
지난 세 시즌 동안 5위-최하위-최하위에 그쳤던 하나원큐로서는 오랜만에 느끼는 활기다. 특히 부임 후 리빌딩을 맡았던 김도완 감독으로서는 보람을 느낄 법한 시즌이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첫 마디로 "정말 기분 좋다. 선수들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나섰다. 대견하고 정말 고맙다"고 웃었다.
지난 시즌까지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느라 고전했던 김도완 감독에게 고참 선수들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모양새다. 김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도 마지막에 내가 애가 탔다. 마음이 급했다"며 "그런데 선수들이 오히려 내게 차분히 있으라고 하더라. 모두들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줬다"고 전했다. 이후 인터뷰에서 신지현에게 이를 물으니 "고참들이 감독님을 진정시켰다. '이럴 때 진정하셔야 된다'고 말씀 드렸다"고 전했다.
물론 되짚을 부분도 있다. 김도완 감독은 "오늘 이소희를 상대로 실점(22점)을 많이 하긴 했지만, 준비했던 수비를 잘했다. 다들 정말 힘들 거다. 고비가 왔다. 누적된 피로가 크다. 그래서, 4쿼터 막판에 힘들었다"며 "체력적으로 힘들 때 루즈 볼이나 리바운드를 쉽게 빼앗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 선수들에게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선수들도 이날 경기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소 긴장해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나왔다. 이런 고비를 한 번, 두 번 넘기다 보면 성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도완 감독은 경기 전 김애나와 김시온을 이번 시즌 순위 싸움의 키 플레이어로 짚으면서 "이들이 10점씩만 해주면 팀에 충분히 힘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김시온은 8득점 7리바운드, 김애나는 13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상대 팀에 맞춰서 선수를 기용하고 있다. 애나나 시온이 모두 해줘야 할 역할이 있다. 오늘은 BNK도 배수진을 치고 나와 주전 선수들을 오래 기용했다. 애나를 생각처럼 기용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결정적일 때 득점해 줄 선수다. 오늘도 해줄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애나는 항상 가려져 있다. 자기 관리를 정말 열심히 하다 보니 시야 밖에 있어서 그렇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김시온에게는 공격에서 분전을 주문했다. 김도완 감독은 "시온이가 수비에서 잘해주고 있다"면서도 "공격에서도 더 보여주길 바란다. 지현이가 안 풀릴 때 속도를 붙여 들어가면, 충분히 득점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득점을 시도하지 않고) 쉬는 시간이 너무 길다. 조금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욕심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