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메이저리그(MLB) 이적시장 최대어였던 오타니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개인 SNS(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계약 규모는 10년 동안 7억 달러(9240억원). MLB 역대 최대 규모는 물론 북미를 넘어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7억 달러 고지에 올랐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맞아 분주히 준비 중이다. 팬들의 관심사가 폭발하는 가운데 홈페이지가 공개적으로 오타니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알릴 정도다.
그런데 상품을 팔려면 중요한 게 있다. 바로 등 번호다. 오타니가 전 소속팀 시절 사용했던 17번은 지난 시즌 구원 투수였던 조 켈리가 사용했다. 켈리는 오타니 계약에 앞서 다저스와 재계약한 상황. 17번의 우선권이 아직은 켈리에게 있다.
그래서 영입도 되기 전에 등 번호가 이슈가 된 바 있다. 지난 8일 미국 USA투데이는 "다저스가 최근 켈리에게 17번을 양보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켈리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해졌다.
다만 이후 켈리 본인과 가족을 통해 의사를 물었다는 건 오보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켈리가 17번을 고집할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켈리는 계약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지역 라디오 프로그램인 '다저토크' 인터뷰를 통해 "유니폼을 함께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조헤이(joehei)로 만들자"고 농담을 던졌다.
켈리는 평소에도 유쾌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표현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지난 2020년에는 다저스와 사인 훔치기 이슈로 갈등을 빚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고의적으로 위협구를 던졌다. 또 2021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백악관을 방문할 때 멕시코 가수 의상을 입고 나타나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켈리의 아내인 애슐리는 한 술 더 떴다. 오타니 영입전이 한창이던 그는 지난 9일 앞서 USA투데이 보도를 확인 후 SNS 영상을 통해 'Ohtake17 캠페인'을 하겠다면서 남편 이름으로 나오던 17번 제품들을 모두 오타니가 가져가도 된다고 웃으며 전했다. 이어 "아들이 지금 자고 있어 조용히 얘기해야 하는데, 아이 이름도 카이에서 쇼카이로 개명했다. 남편이 사인했던 17번 유니폼은 쇼헤이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으니 괜찮다. 남편 사진이 박혀 있는 것도 있는데, 오타니의 사진으로 덮으면 된다"는 말까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