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현장(賢將) 이순신의 면면을 그리며 ‘명량’ ‘한산:용의 출현’에 이은 이순신 3부작 대미를 장식한다.
김윤석이 최민식, 박해일에 이어 이순신 역으로 활약하는 가운데, 연기력 구멍 하나 없는 조연 라인업은 완벽한 앙상블의 향연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인다. 특히 ‘노량: 죽음의 바다’는 주연 뿐 아니라 조연들 하나하나 면면을 살리며 몰입을 더한다.
김윤석과 정반대 지점에서 싸우는 왜군 최고 지휘관 시마즈 역의 백윤식,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 역의 정재영, 명나라 장수 등자룡 역의 허준호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백윤식은 관록의 연기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떨치는가 하면 정재영은 명나라의 실리와 이순신과 의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진린의 입장을 섬세하게 그린다. 허준호는 중국어를 유려하게 구사하며 치열했던 대사 연습을 짐작케 한다.
이순신 곁에서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항왜 군사 준사 역은 김성규가 맡았다. 김성규는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노량: 죽음의 바다’에도 연결된 캐스팅으로 ‘이순신 3부작’ 중 두 작품을 아우르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무생과 이규형은 각각 왜군 선봉장 고니시 역과 그의 오른팔이자 책사 아리마 역으로 분한다. 이들은 일본 변발과 서슬 퍼런 눈빛으로 시선을 강탈하는가 하면 초반부터 조선과 명나라 사이를 이간질하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들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조선에서 퇴각하고자 하지만 왜군을 완벽히 섬멸하고자 하는 이순신과 최후의 전투를 벌이게 된다.
안보현은 이순신의 장남 이회 역으로 분한다. 극 중 이회는 이순신과 함께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수장이자 아버지를 지탱해주는 인물이다. 안보현은 이회 역을 통해 듬직하고 진중한, 또 정의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김한민 감독은 지난달 15일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멋진 배우들이 만든 인물들의 첨예한 대립을 ‘노량: 죽음의 바다’ 관전포인트로 꼽으며 “내부 시사 이후 배우들이 너무 좋고 흡입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자신했다. 지난 12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는 “다들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어서 너무 감사했다. 배우들 덕에 깊이 있고 섬세한 장면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각기 다른 인물들의 협력과 각축을 역동적으로 그려낸 ‘노량: 죽음의 바다’. 탄탄한 배우들이 만들어낸 앙상블이 관객들의 마음을 얼마나 울릴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