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5)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지 나흘. 이미 샌프란시스코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있다. 이정후를 영입한 야구단은 물론, 같은 연고지의 농구팀도 그의 입성을 반기고 있고, 팬들은 이정후의 반려견에도 열광하며 남다른 애정을 쏟아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극정성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483억원)에 계약하며 이정후를 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영입하기 위해 피트 푸틸라 단장을 한국으로 파견하고 스카우트를 세 차례 이상 파견하는 등 많은 정성을 쏟아왔다. 15개 이상의 구단이 이정후 영입전에 뛰어들었을 때 1억 달러 이상의 큰 금액을 제시한 것도 그를 향한 관심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영입 후에도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를 향한 애정 세례를 멈추지 않았다. 이미 구단의 소셜 미디어(SNS) 계정은 이정후로 가득 찼다.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의 최근 10개 게시물은 모두 이정후와 관련된 사진이다. 구단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은 대문을 한글로 쓴 ‘자이언츠’ 이미지로 바꿨다. 이정후의 영입을 공식적으로 알린 첫 게시글은 상단에 고정, X 기준 122만 명이 이 게시물을 봤고, 12만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구단은 이정후의 일거수일투족을 조명하고 있다. 이정후가 농구장을 찾은 모습도 소개했다. 기자회견 다음 날인 16일(한국시간) 같은 연고지 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한 이정후는 전광판에 자신의 모습이 뜨자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워리어스 구단은 자막을 통해 이정후를 ‘자이언츠 외야수’로 소개했고, 팬들은 환호와 박수로 이정후를 환영했다. 연고지 전체에서 환영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정후의 반려견도 깜짝 관심을 받았다. 구단은 17일 ‘이정후와 플러스원으로 함께 온다는 건 몰랐지?’라는 글과 함께 그의 반려견 ‘까오’의 영상을 소개했다. 까오는 이정후가 중학교 때부터 키워온 포메라니안 종 반려견. 구단은 “우리는 이미 그들을 매우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넣어 이정후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구단이 깜짝 공개한 까오 영상은 무려 80만 명이 봤다.
까오는 오타니의 반려견 ‘데코핀’과 비교돼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데코핀은 오타니의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 소감 도중 깜짝 출연한 강아지로, 그동안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가 오타니가 LA 다저스 입단식 때 소개하며 화제가 됐다. 이러한 오타니의 사례를 본 샌프란시스코 구단도 이정후의 반려견 까오를 소개해 애정을 드러냈다. 이정후도 구단에 “공유해줘서 고맙다”라고 화답했다.
이정후는 이미 기자회견에서 샌프란시스코 팬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입단식에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는 현지 취재진을 향해 “핸섬(잘 생겼나요?)”이라고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영어로 자신을 소개하며 현지 취재진과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지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언어장벽도 이정후의 빛나는 개성을 막지 못했다. 이정후는 매력적이고 재치 있는 첫인상을 남겼다”라며 그의 스타성을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