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정해영·이의리·윤영철·황동하·곽도규 등 선수 5명과 정재훈·이동걸 투수 코치를 파견한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어 "선수들의 기량 발전, 코치들의 바이오 메카닉 관련 코칭 프로그램 습득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내달 20일(한국시간)까지 일정을 소화한다.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는 첨단 트래킹·신체 분석 장비를 통해 투구 메커니즘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속·구위 향상 등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적합한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구속 저하에 주춤하던 메이저리그(MLB) 대표 투수 클레이턴 커쇼가 2020시즌을 앞두고 이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서 훈련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도 2020시즌을 앞두고 유망주 투수들을 이 시설에 파견했다.
파견 선수 명단이 눈길을 끈다. 2021년 KBO리그 신인상 수상자 이의리(21) 팀 마무리 투수 정해영(22) 올 시즌 신인으로 선발진 한자리를 맡은 윤영철(19)이 이름을 올렸다. 세 선수는 팀의 현재이자 미래다.
이의리는 국가대표 선발 투수로 성장했지만, 제구에 기복이 있다. 정해영은 묵직한 공을 던지지만, 컨디션에 따라 구위 차이가 크다. 윤영철의 2023 정규시즌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7.6㎞/h였다. 구속 향상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재학 KIA 단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영철이 구속 증가가 필요한 건 맞지만, 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니다. 선수들이 그동안 접하지 않았던 운동 방법을 보고, 직접 경험하면서 기존 훈련과 어떻게 다른지 느끼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투구 폼이나 근력 상태를 스스로 알고, 변화를 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도 직접 알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심 단장은 이어 "운동에 대한 여러가지 방식을 확인하고 자신만의 루틴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정재훈·이동걸 KIA 투수 코치도 수강생으로 미국을 향한다. 선수들과는 소화하는 프로그램이 다르다고 한다. 심재학 단장은 "코치들도 선수들 관리를 위해 동행하는 게 아니다. 그 시설 코치들에게 훈련 시스템을 잘 배운 뒤 실제로 선수들을 지도할 때 적용하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정해영·이의리·윤영철과 함께 2023년 신인 곽도규, 2년 차 우완 투수 황동하도 합류했다. 투수 파트 코치진에서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소화했을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투수들을 추천했다고 한다.
이의리는 지난해 1월에도 다른 팀 선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별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다른 선수들도 비활동기간 대부분 성장에 투자한다. 심재학 단장은 "선수들 모두 새로운 것을 배워보려는 의지가 크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