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에 입성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향한 현지 기대치는 분명하다. 할 수 없던 걸 하는 게 아닌 그가 잘하던 것, 콘택트 100% 발휘다.
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26일(한국시간) "각 구단 팬들이 연휴 선물로 바라는 것"이라며 2024시즌을 기다리는 MLB 각 구단의 소원을 정리했다.
MLB닷컴이 꼽은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소원은 이정후의 성공이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소원으로 "이정후가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프로야구 통산 타율 0.340을 치던 콘택트 재능을 미국에서도 살리면 된다는 뜻이다.
2017년 한국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뷔한 이정후는 올 시즌을 마친 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통해 한국인 최고액이자 아시아 야수 최대 규모인 6년 1억 1300만 달러(1469억원) 계약으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 몇 년 동안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맺지 못해왔던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는 값진 대형 계약이다. 이는 반대로 말해 이정후 계약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고액을 줬다고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홈런왕이 되길 바라는 건 아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이정후 입단식에서 "공격적인 면에서 우리 팀은 콘택트 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했다. 최근 MLB가 추구하는 야구이기도 하다. 이번 비시즌 우리가 가장 영입하고 싶어 한 선수다. 그는 상대 투수의 구종을 빨리 알아채는 능력이 있다. 분명 MLB에서도 통할 것"이라며 1번 타자로 기용될 것이라 전했다.
MLB닷컴의 맥락도 이와 통한다. 한국에서도 치지 않던 장타를 미국에서 굳이 노리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살린다면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뜻이다.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의 라이벌 LA 다저스에 대해서도 전했다. 매체는 매우 간단하게 "선물이 더는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다저스는 올 겨울 이적시장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 트레이드 시장 대어 타일러 글래스나우 영입과 연장계약까지 전력 보강에 대성공을 거뒀다. 세 사람에게 들인 비용만 12억 1000만 달러(1조 5766억원)에 달한다.
이미 소원을 모두 이뤘고, 성공 가능성을 걱정할 필요도 없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뜻이다. MLB닷컴은 "오타니는 선물로 가득 찬 접시다. 야마모토와 글래스나우는 말할 것도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