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유계약선수) 류현진(36)의 행선지는 안개 속이지만,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선발 자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MLB닷컴은 2일(한국시간) FA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 현황을 정리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을 마이클 로렌젠, 숀 머나이아, 앨릭스 우드, 마이크 클레빈저, 제임스 팩스턴 등과 함께 중간급 선발 자원으로 분류했다. 이들 위에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이마나가 쇼타, 마커스 스트로먼 등을 상위 FA 투수로 평가했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중순 동산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로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를 했다. 30대 중반 적지 않은 나이에 두 번째 수술을 받은 터라 부담이 컸다.
예년보다 일찍 미국으로 출국해 부활 의지를 다진 류현진은 목표로 8월 초 빅리그 마운드에 돌아왔다. 8월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에서 426일 만의 복귀전을 치른 그는 지난해 11경기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구속은 142.6km/h(88.6마일)로 MLB 데뷔 후 가장 낮았으나 성공적인 복귀였다. 정교한 제구력과 노련한 투구로 타자를 상대했다. 다만 류현진은 와일드카드 로스터에서 탈락했고, 토론토는 가을 야구를 일찍 마감했다.
토론토와 4년 총 8000만달러의 계약이 만료된 류현진은 FA 자격을 얻었다. MLB 잔류와 한화 이글스 복귀, 크게 두 가지 선택권이 남아있다. 류현진은 귀국 후 "12월 중순쯤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류현진의 계약을 대리하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류현진에게 관심 갖는 구단이 많다. MLB 잔류할 것"이라고 확신한 바 있다.
류현진은 올해 서른 일곱으로 나이가 적지 않고 부상 이력으로 물음표가 따라붙지만 빅리그에서 여전히 3~5선발급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MLB닷컴은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 등이 새 소속팀을 찾는 등 중간급 선발 투수 시장이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확실한 옵션들이 남아있다"면서 "(이들이) 가장 매력적인 투수는 아닐 순 있어도 팀 로테이션에 안정감을 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스넬, 몽고메리, 이마나가 쇼타 등 "영향력 있는 선수들이 FA 시장에 꽤 많이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오프시즌 거취에 가장 관심을 끈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가 계약을 확정 지은 가운데 상위 FA 투수도 하나둘씩 팀을 찾을 전망이다. 이들의 계약이 확정되면 류현진을 비롯한 중간급 투수의 행선지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야마모토를 놓친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를 비롯해 선발 보강이 필요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이 류현진의 차기 소속팀으로 언급된다. 최근에는 뉴욕과 볼티모어 지역 매체가 메츠와 볼티모어 구단에 적합한 선발 투수 영입 후보로 류현진을 언급했다.
한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무대로 건너간 류현진은 국내 복귀 시 원소속 구단 한화와 계약해야 한다. 한화는 여전히 류현진의 복귀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