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빈은 지난달 31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그랑프리 경륜’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4코너 지점까지 선두 정종진(20기 슈퍼특선)의 후미에서 경주를 전개한 임채빈은 마지막 스퍼트 지점에서 추입 승부를 펼쳐 역전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임채빈은 시즌 전승에 성공했다. 임채빈은 올해 60번의 경주에서 모두 우승, 경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임채빈은 2022년에도 89연승 행진을 달리며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 그랑프리에서 정종진에게 밀리며(3위) 기록을 작성하지 못한 바 있다.
그랑프리 왕좌도 탈환했다. 2020년 데뷔한 임채빈은 이듬해인 2021년 첫 그랑프리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2년 3위로 그랑프리를 마감한 임채빈은 왕좌 탈환을 위해 와신상담했다. 연말 그랑프리를 위해 12월 초부터 창원 원정 훈련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일정을 소화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2023 그랑프리 경륜 결승에는 지난달 29일 예선과 30일 준결승전을 거쳐 임채빈과 정종진, 성낙송(21기 특선), 정해민(22기 특선), 신은섭(18기 특선), 황인혁(21기 특선), 류재열(19기 특선)이 진출했다. 강약 구도는 임채빈, 정종진 2강에 정해민, 성낙송, 황인혁, 신은섭, 류재열 5중으로 혼전 양상이었다.
임채빈이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전년도 그랑프리 우승자인 정종진이 그 뒤를 이었다. 임채빈과 정종진의 우승 다툼 사이를 파고들 복병에도 관심이 쏠렸는데, 류재열과 정해민이 각각 인기 순위 3·4위를 차지했다.
조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의 시총으로 시작된 레이스는 초반 자리 잡기부터 신경전이 대단했다. 초주 선행은 성낙송이 나선 가운데 동서울팀인 정해민과 신은섭이 함께 자리하며 협공을 이뤘다. 그 뒤로 임채빈, 정종진, 류재열 등 인기순위 상위권 선수들이 뒤를 따랐다.
한 바퀴 반을 남겨두고 정종진과 임채빈이 동시에 외선 반격에 나서며 주도권 다툼을 펼쳤다. 마지막 바퀴를 알리는 타종 지점을 선점한 정종진이 기습 선행 작전에 나서 4코너까지 선두를 유지했지만, 정종진의 후미를 확보한 임채빈이 4코너 지점부터 추입 승부로 선두를 꿰차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선에서 버티기에 나선 정종진과 임채빈 마크에 성공한 정해민의 2착 경합도 뜨거웠다. 임채빈과 함께 직선주로에서 두각을 드러낸 정해민이 준우승했다. 전년도 그랑프리 우승자인 정종진은 과감하게 선행 작전을 펼쳤으나, 뒷심이 부족했다.
임채빈은 우승 소감 인터뷰에서 “빠른 판단으로 선두를 장악한 부분과 가장 의식됐던 정종진을 적절히 활용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라고 밝혔다. 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은 “이번 우승으로 임채빈의 연승 행진이 다시 시작됐다”라면서 “현재 페이스라면 꿈의 기록인 100연승 달성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륜 최다 연승 기록은 임채빈이 보유한 89연승이다. 2021년 9월부터 현재까지 150번의 경주에서 149번의 우승을 기록한 임채빈이기에, 100연승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시작된 임채빈의 연승 기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2024시즌의 또 다른 볼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