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 정관장은 11승 20패로 올시즌 7위에 머물고 있다. 부진 원인은 전력 이탈이다. 이미 시즌 전에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오세근(서울 SK) 포워드 문성곤(수원 KT)이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했고 주전 가드 변준형이 상무에 입대해 공백이 컸다.
정관장은 전력 공백에도 짜임새 있는 운영을 이어가며 시즌 초반 2위를 달리는 등 반전을 보여줬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주전 줄부상이 이어진 탓이다.
개막 직전 왼 정강이 피로골절로 이탈했던 오마리 스펠맨은 돌아온 후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해 결국 퇴출당했다. 이어 배병준(햄스트링) 최성원(흉부 미세 골절) 대릴 먼로(햄스트링) 등이 연달아 부상으로 4주 이상 이탈했다. 지난달 28일 고양 소노전 중에는 렌즈 아반도마저 공중에서 치나누 오누아쿠에게 밀려 허리뼈 골절을 당했다. 배병준과 최성원은 복귀, 먼로도 곧 돌아오지만 좀처럼 완전체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
7일 SK전에서는 주전 가드 박지훈이 몸살로 결장했고, 설상가상 이날 19득점으로 활약하던 정효근마저 경기 중 발목 부상으로 실려 나갔다. 외측 인대 부분 파열로 3~4주 진단이 나왔다.
전력 공백은 남은 선수들의 과부하로도 이어진다. 로버트 카터는 먼로의 공백을 채우느라 체력이 소진됐다. 김상식 감독은 "카터가 거의 2주 동안 8경기를 소화했다. 먼로가 빨리 돌아와야 두 선수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선수, 코치, 감독 생활까지 통틀어 올해 같은 시즌은 처음인 것 같다. FA로, 입대로 주전들이 다 나갔다. 식스맨들은 부상으로 계속 이탈한다"며 "지난해 통합 우승 좀 쉬라는 신의 계시인가 헷갈릴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정관장은 6위와 격차가 점점 벌어져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물가물하다. 프로농구 역사상 전년도 통합우승팀이 6강에 들지 못한 건 2001~02시즌 수원 삼성, 2007~08·2010~11, 2019~20시즌 현대모비스(모두 8위)까지 네 차례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