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벌써 기지개를 켠 모양새다. 많은 선수들이 자체적으로 '미니 캠프'를 차리며 2024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KIA 타이거즈 주축 야수들은 현재 제주도에 모여 있다. 2022~2023시즌 캡틴 김선빈 주도 아래 내야수, 외야수 최원준과 박정우가 합류했다.
올겨울 2번째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김선빈은 KIA와 동행을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원래 처가가 있는 제주도에서 시즌을 준비했다고 한다. 여기에 지난 시즌 막판 부상으로 그동안 재활 치료를 받았던 박찬호와 최원준이 합류했다.
SSG 랜더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에이스 김광현은 이미 지난 3일, 오원석·백승건 등 젊은 투수들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숙박과 식사 등 후배들의 체류비는 김광현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훈은 지난 4일 미국으로 출국한 팀 '맏형' 추신수를 따라간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추신수의 집에서 훈련한다. SSG는 내달 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훈련한다. 먼저 미국으로 건너가 시차 적응과 근·체력 훈련을 도모한다.
메이저리그(MLB) 잔류와 한화 이글스 복귀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으고 있는 류현진도 '1월 루틴'을 재개한다. 2022년에는 MLB 직장 폐쇄 여파 탓에 친정팀 한화 이글스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했고, 팔꿈치 수술을 받은 지난해는 해를 넘기기 전에 미국으로 넘어가 몸을 만들었다. 그 전까지는 장민재 등 한화 시절 후배들과 함께 일본 등 따뜻한 도시에서 1월을 보냈다. 올해도 장민재뿐 아니라 김기중·남지민 등 젊은 투수들과 함께 호흡한다.
비활동기간(1월)을 명확하게 준수하게 된 2017년부터 스프링캠프 문화가 달라졌다. 이전까지는 1월 중순에 캠프에 돌입해, 처음 보름 동안은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현재 캠프 문화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몸을 만들어서 합류하는 추세다. 투수들도 바로 불펜 피칭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을 만든다.
실력과 경제력을 겸비한 몇몇 '선배'들이 후배들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스프링캠프에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문화도 생겼다. '자체 캠프', '미니 캠프'라는 야구 신조어도 생겨났다.
구단 공식 캠프에서도 선배들의 루틴이나 생활 습관을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지만, 소수 인원이 긴밀하게 소통하는 미니 캠프에서는 배움이 더 수월하다. 운동 외 활동으로 팀워크도 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