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모리뉴 AS 로마 감독에 이어 선수들도 레드카드를 수집했다. 로마는 유명한 라이벌 라치오와의 더비 경기에서 접전 끝에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로마는 11일 오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라치오와의 2023~24시즌 코파 이탈리아(FA컵) 8강전에서 0-1로 졌다.
이날 경기는 로마와 라치오의 데르비 델라 카피탈레로 눈길을 모았다. 같은 시, 경기장을 공유하는 ‘로마 더비’이기도 했다.
기대대로 경기는 치열했다. 22개의 파울이 오가는 등 거친 양상이 이어졌다. 선제골을 터뜨린 건 라치오였다. 후반 4분 라치오의 발렌틴 카스테야노스가 딘 하위선에게 걸려 넘어졌다. 해당 장면에 대해 비디오 판독(VAR)이 이어졌고, 페널티킥(PK)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건 마티아 자카니. 그는 오른쪽 구석을 정확히 가르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는 카드가 쏟아졌다. 먼저 로마에선 브라이언 크리스탄테와 잔루카 만치니가, 라치오에선 카스테야노스와 마테오 귀엥두지가 거친 파울로 카드를 받았다. 이후 교체되는 에도아르도 보베는 나가는 과정에서 관중석에서 날아온 맥주병에 맞기도 했다.
경기 막바지엔 더욱 열기가 치달았다. 추가시간 사르다르 아즈문의 슈팅이 막힌 뒤, 6분부터 코너 플래그 부근에서부터 신경전이 열렸다. 시간을 지연시키려던 페드로는 선수들을 도발했고, 이 과정에서 양 팀 선수단이 모여 거친 반응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페드로는 두 개의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난투극은 이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9분이 지났을 무렵, 니콜로 로벨로를 가격해 비신사적 행위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강하게 항의한 만치니 역시 퇴장. 한 경기에만 3명이 레드카드를 받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경기 뒤 모리뉴 감독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패배는 항상 고통스러운데, 더비에서는 두 배 더 고통스럽다”면서 VAR 판정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는 모리뉴 감독이 아닌, 로마 선수들이 레드카드를 받은 것이 눈에 띈다. 모리뉴 감독은 지난 8일 열린 아탈란타와의 2023~24 세리에 A 19라운드에서 전반전과 후반전 추가시간 중 강하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몬차와의 리그 9라운드 이후 두 번째였다. 이번에는 선수들마저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한 모양새다.
영국 매체 미러는 경기 뒤 “오는 6월 로마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모리뉴 감독은 올 시즌 리그 8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2024년 어느 시점에 로마를 떠날 확률이 높다. 그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의 파격적인 제안을 거절한 바 있으며, 떠나게 된다면 많은 제안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