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올스타전이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퍼포먼스로 세대를 아우르는 장면을 연출했다. 과거 코트를 밟았던 감독들은 선수 시절 응원가와 함께 활약했고, 선수들은 아이돌 군무를 선보이며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각종 콘테스트에 참가한 선수들 역시 화려한 플레이로 축제를 함께 즐겼다.
2023~24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14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렸다. 고양에서 올스타전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5581개의 좌석이 매진되는 등 농구 팬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팬 투표로 선발된 24명의 선수는 물론, 3점슛 콘테스트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덩크 콘테스트에 참가한 선수들도 축제를 함께했다. 특히 덩크 콘테스트에 참가한 김건우(서울 SK)는 16년 전 김재환 SK 코치가 선보였던 슈퍼맨 덩크를 재현하며 향수를 자극했다.
한국농구연맹(KBL) 마스코트 크블몽·공아지 팀을 각각 이끈 김주성 원주 DB 감독, 조상현 창원 LG 감독은 15년 전 장면을 재현했다. 2009년 올스타전에 참가한 두 감독은 선수 시절 소녀시대의 ‘GEE’에 맞춰 안무를 펼쳤다. 세월이 흘러도 코트를 지키고 있는 사령탑은 경기 전 제자 김종규(DB) 양홍석(LG) 등과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두 사령탑은 3쿼터엔 직접 코트를 밟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자랑하는 등 여전한 클래스를 입증했다. 경기장에는 두 감독의 선수 시절 응원가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24명의 스타들은 코트 안팎에서 저마다의 끼를 뽐냈다. 김시래(서울 삼성)는 지난해 유행이 된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OST에 맞춰 등장하더니, 연애 프로그램 ‘솔로지옥3’로 이목을 끈 이관희 역시 이색적인 춤으로 시선을 모았다.
코트 위에선 선수들간 이색적인 신경전이 나오기도 했다. 공아지팀 최준용은 크블몽팀 허웅(이상 KCC)을 거칠게 밀며 공을 던지기도 했다. 프로농구 ‘악연’으로 알려진 이정현(삼성)은 이관희(LG) 앞에서 득점 후 그의 ‘킹 세리머니’를 따라하는 등 도발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본 경기에선 22년 만에 연장 승부가 벌어졌다. 접전 끝에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공아지팀이 135-128로 이겼다. 자밀 워니(SK)는 51득점으로 코트를 지배했다. 이는 올스타전 역대 최다 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최준용 역시 올스타전 역대 2호 트리블더블(19득점 13리바운드 14어시스트)로 워니를 지원했다. 크블몽팀에선 허웅(34득점)과 디드릭 로슨(32득점)이 분전했다. 워니는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로도 꼽혔다. 외국인 선수가 MVP로 선정된 건 2019년 마커스 랜드리 이후 5년 만이다.
경기 중 열린 3점슛 콘테스트에선 이근휘(부산 KCC), SI 덩크 콘테스트에선 패리스 배스(수원 KT)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축제를 마친 프로농구는 오는 17일 정규리그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