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미녀 이목구비와 반전되는 털털한 성격의 한 배우를 만났다. MBC 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 (이하 ‘오사개’)에서 신비로운 인물 초영과 신기 충만한 여고생 민지아로 1인 2역을 연기한 김이경이다.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오사개’는 선물 같은 작품이다. 배우로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
지난 10일 종영한 ‘오사개’는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여자와 그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치트키지만 개를 무서워하는 남자의 예측불허 판타지 로맨스. 평균 시청률 1~2%대에 머물며 비교적 아쉽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김이경의 반응은 ‘전혀 아쉽지 않다’였다.
그는 “요새는 시청률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사개’는 제가 예전에 좋아했던 웹툰이 원작이다. 독자로서 그리고 팬으로서 이 작품에 출연할 수 있게 돼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극 중 김이경은 전생과 현생을 오간다. 전생에서는 단아한 한복 자태와 처연한 눈빛으로, 현재에서는 미래를 꿰뚫어 보는 미스터리한 전학생으로 상반된 매력을 선보였다.
“초영의 조용조용한 성격은 평소 저와 비슷해서 연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그런데 지아는 신기 있는 인물이었는데 제가 모태신앙이라 좀 힘들었죠. (웃음) 유튜브를 통해서 사주보시는 분들이나 무당들의 영상을 참고했어요. 특유의 확신에 찬 말투가 있더라고요. 열심히 참고했죠.”
‘오사개’는 김이경 이외에도 배우 차은우, 박규영, 이현우 등이 출연했다. ‘얼굴 미남’으로 유명한 차은우 실물에 대해 김이경은 “차은우는 차은우구나 싶더라”면서 “사실 은우랑은 동갑내기 친구다. 그런데 현장에서 연기에 욕심을 계속 내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2018년 채널A 드라마 ‘열두밤’으로 데뷔한 김이경은 올해로 데뷔 7년 차다. 비교적 대중에게 얼굴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드라마 ‘조선로코 녹두전’, ‘경이로운 소문’, ‘스위트홈’ 등 이름 있는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폭을 넓혀왔다.
김이경은 “지난해에 ‘오사개’와 영화 두 편을 찍었다. 영화는 아직 개봉하지 않았지만, 올해 안에는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높였다. 작품 하나가 끝나면, 쉬고 싶을 법도 한데 김이경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평소 가만히 쉬는 걸 못 한다”는 김이경은 스스로를 ‘일벌레’라고 표현했다. “오히려 바쁘고 힘들수록 느끼는 성취감이 크다”는 김이경은 “그 맛을 알기 때문에 더 많은 작품을 하려 한다. 다만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있다. 필라테스와 피티를 꾸준히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피티와 필라테스 덕분에 군 살없는 몸매와 함께 체력도 갖게 됐다. 그는 “아침형 인간이다. 알람을 안 듣고도 일어난다”면서 “주변 친구들이 저보고 할머니 같다고 놀린다”고 웃음을 보였다.
작은 얼굴에 뚜렷한 이목구비, 보고 있으면 ‘고양이’가 먼저 떠오르는 김이경은 화려한 외모 덕에 광고에도 자주 출연했다. 공익광고부터 프랜차이즈 샌드위치, 여성용품 등 다양하다.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이경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광고는 짧은 시간에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닮은꼴도 부자라는 김이경. 뉴진스 해린부터 댄서 노제까지 다양했다. 김이경은 “반응을 세세하게 챙겨보는 편인데 이번 ‘오사개’ 촬영하면서 유독 누구누구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은 것 같다”면서 “그만큼 천의 얼굴이라는 뜻인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는 또다른 얼굴과 캐릭터로 인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