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숙명인가. 손흥민(토트넘)이 또 한 번 상대 코치에게 셀피 요청을 받았다. 기어코 사진을 찍은 요르단 코치는 밝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조 2위, 요르단은 선두를 유지했다.
충격패 위기에서 가까스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한국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손흥민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앞서갔지만, 2골을 허용하며 리드를 내줬다. 경기 막판 터진 상대의 자책골로 패배는 모면했지만, 웃을 수 없는 한 판이었다.
주장 손흥민은 이날 거듭 적극적인 슈팅과 드리블로 요르단 골문을 노렸지만, 추가 골을 터뜨리진 못했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경기력도 좋지 않았던 데다, 결과도 얻지 못한 터라 더욱 울적할 만했다. 실제 경기 후 중계 카메라에 잡힌 손흥민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상대의 기분은 고려하지 않는 것인지, 요르단 코치는 곧장 하프 라인에서 좌절하고 있던 손흥민에게 다가가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손흥민은 이전보다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요르단 코치의 요청을 들어줬다. 인생 사진을 건진 요르단 코치는 미션을 마친 듯 ‘헤벌쭉’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이번만이 아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을 마친 후에는 손흥민이 눈물을 보이는 데도 상대 코치가 강제로 셀피를 찍으려고 했다. 당시 한국은 가나에 2-3으로 패하며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손흥민은 눈물을 터뜨렸다. 하지만 가나 코치진 중 하나가 울고 있는 손흥민에게 다가가 핸드폰을 내밀며 기어이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 다른 가나 스태프가 그의 몸을 치며 말리며 상황이 종료됐지만, 각국 다수 매체에서 이 장면을 조명했다.
요르단 코치의 셀피 요청을 들어준 손흥민은 이후 굳은 표정으로 중계사와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실점하는 상황이 되게 많았다. 개선돼야 한다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며 “시간이 있었던 만큼 (상대) 공간도 많이 벌어지고, 기회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동점 골을 넣어 다행스러운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