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인플루언서’ 곽윤기(35)가 특별한 손님으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하 강원 2024) 현장을 찾았다.
곽윤기는 21일 강원 2024 쇼트트랙 남녀 1000m 경기가 열린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대회에 참가한 후배들을 응원했다. 경기장에서 만난 곽윤기의 AD카드(주최측이 대회장 출입을 허가하는 신분증)가 눈에 띄었다. 그의 카드에는 ‘선수’도 ‘코치’도 아닌 ‘IOC 인플루언서’라고 써있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그를 인플루언서 자격으로 초청했다는 뜻이다.
곽윤기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대표로서 계주 금메달, 1000m 동메달을 따낸 주인공이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이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쇼트트랙을 널리 알리는 인플루언서로서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올림픽 무대 같은 부담감 가득한 곳에서도 시상식에서 춤을 추거나 재미있는 영상을 찍는 남다른 끼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가 열렸던 바로 그 장소다. 곽윤기는 평창 올림픽 때 쇼트트랙 대표팀 주장을 맡아 의욕적으로 대회에 임했지만, 노메달로 아쉽게 돌아섰던 기억이 있다.
곽윤기는 “솔직히 말하면 아이스아레나에 다시 오고 싶지 않았다. (그때를 떠올리자니) 눈물 좀 흘려볼까요”라고 너스레부터 떨었다. 그러나 그는 “IOC가 인플루언서에게 문호를 열고 기회를 줬다. 그런 새로운 기회가 아니라면 생각을 못했을 거다. 아픔이 많은 곳이고, 평창 올림픽 당시에는 선수로서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후배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용기 내서 왔다”며 웃었다.
그는 이번 대회 메달 디자이너를 만나는 영상을 제작해 메달 디자인에 담긴 뒷이야기를 전하는 등 강원 2024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날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는 정재희(15·한강중)의 실수가 두고두고 회자됐다. 정재희는 한 바퀴를 먼저 도는 작전을 구사한 중국 선수의 페이스에 말려 바퀴 수를 착각, 한 바퀴를 덜 돈 채 레이스를 마치려 했다가 최하위인 7위에 그쳤다.
치명적인 실수를 한 후배에 대해 곽윤기는 “본인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거다. 국내 대회에선 그런 작전(중국 선수의 작전)을 쓰지 않는데 국제대회에선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어찌 보면 치명적인 실수였고, 아마도 스스로 엄청 좌절하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처음부터 잘 할 수 없고, 경험하지 못한 건 실수할 수 있다. 좌절하지 말고 딛고 일어났으면 한다. 그러라고 있는 대회다. 잘 하는 것보다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응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열렸던 2022 베이징 올림픽 때는 관중석이 조용한 가운데 경기가 열렸다. 가장 최근에 열린 올림픽에서 이런 아쉬움이 남았다는 곽윤기는 “여기에 와서 다시 올림픽의 함성을 들으니 부럽다. 올림픽이 주는 환희에 목 말랐다. 선수들의 작은 움직임에도 환호하고 응원하고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