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이 돌아왔다. 한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주춤한 가운데, 그의 복귀는 천군만마와 같다.
황희찬은 엉덩이 부상으로 앞선 조별리그 1, 2차전에 결장했다. 아시안컵 개막 후 한 차례도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지난 20일(한국시간)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2-2로 비기면서 ‘황희찬이 필요하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상대 문전에서 절호의 기회를 허비하는 일이 잦았던 탓이다.
황희찬은 지난 21일 처음으로 축구화를 신고 훈련장에 나섰다. 가벼운 런닝을 시작으로 킥 훈련까지 소화했다. 부상이 크지는 않다고 알려진 터라 경기 출전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전 수문장 김승규부터 풀백 이기제와 김태환의 부상 소식 속 황희찬의 복귀는 클린스만호에 낭보다.
그가 훈련에 투입되면서 한국이 자랑하는 판타스틱4(손흥민·황희찬·이강인·김민재)가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 출격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번 대회에서는 첫선이 될 전망이다.
황희찬의 활용 여부는 클린스만호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은 앞선 2경기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특히 최전방에 위치한 조규성이 빅 찬스를 여럿 놓치는 등 저조한 활약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절정의 감각을 뽐낸 황희찬이 투입되면, 한국의 결정력이 눈에 띄게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주 포지션이 왼쪽 윙 포워드인 황희찬이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면, 골 결정력이 빼어난 손흥민을 원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손흥민 역시 앞선 2경기에서는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골대와 가까워질수록 파괴력이 커질 수 있다. 아울러 올 시즌 각각 EPL 득점 랭킹 3위와 6위인 손흥민(12골)과 황희찬(10골)이 함께 피치를 밟는 것 자체로 상대 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는 데 애먹었던 클린스만호는 황희찬의 과감한 돌파에 기대를 걸 수 있다. 황희찬은 한국에서 누구보다 도전적인 드리블을 하는 선수다. 번뜩이는 돌파 한 번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할 능력을 갖췄다. 빠른 발을 지녀 역습의 선봉장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황희찬이 이 경기부터 출전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