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 홀드왕 경쟁을 펼친 불혹의 투수 노경은(40·SSG 랜더스)은 "3년 더 뛰고 싶다"고 한다.
노경은은 지난해 9승 5패 2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 3.58을 올렸다. 역대 개인 한 시즌 최고령 30홀드 기록이다. 자신보다 열아홉 살 젊은 프로 2년 차 박영현(KT 위즈·32홀드)과 치열하게 경쟁했다. 비록 노경은은 개인 첫 타이틀을 따내지 못했지만, 막판까지 선전했다. 노경은은 "살다 보니까 홀드왕 경쟁을 다 해본다. (홀드) 톱3에 포함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였다"고 웃었다.
SSG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노경은이다. 2003년 1차 지명을 받고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그는 2012~2013년 2년 연속 선발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옮겨 2018년 9승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2021년 3승 5패 평균자책점 7.35에 그친 끝에 롯데에서 방출됐다.
30대 후반 나이에 팀을 잃은 노경은은 입단 테스트를 거쳐 SSG 유니폼을 입었다. 2022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팀의 고민을 완벽하게 덜어줬다. 12승 5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05를 올리며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견인했다.
지난해 노경은은 셋업맨을 맡아 길게는 2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졌다. 보직과 관계없이 중요한 순간, 이닝과 상관없이 등판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SSG 입단 후 노경은의 연봉은 1억원-2억원-2억7000만원으로 매년 오르고 있다.
노경은은 아직 팔팔하다. 그는 "몸만 아프지 않다면 지금 성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미국 메이저리그(MLB) 선수처럼 마흔둘, 마흔셋에도 활약하는 선수가 많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지난해 기준으로 MLB 최고령 투수는 1980년생 리치 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일본 프로야구(NPB) 역시 1980년생 이시카와 마사노리(야쿠르트 스왈로스)였다. KBO리그에서는 1982년생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고령이다. 그다음이 1983년생 고효준(SSG)이다.
1984년 3월생인 노경은은 "개인적으로는 마흔두 살(2026시즌)둘까지 뛰고 싶다. 그때도 구속이 받쳐준다면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에도 체력은 누구보다 강했다. 노경은은 LG 트윈스 김진성(80경기)에 이어 리그 최다 등판 공동 2위(76경기)에 올랐다. 또한 선발 등판 없이 순수 불펜 투수로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83이닝을 책임졌다. 노경은은 "베테랑 선수가 재기할 수 있고, 더 뛸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