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우승하고 싶다. 우승을 해서 승격하고 싶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핵심 수비수 이한도(30)의 말이다. 입단하자마자 부산의 핵심 수비수로 발돋움한 그는 2024시즌 ‘우승’을 꿈꾼다.
부산은 지난 시즌 K리그2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승리한다면 2020년 강등된 뒤 마침내 K리그1 승격을 앞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충북청주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서다 공격수 조르지에게 후반 종료 직전 동점 골을 허용해 준우승으로 리그를 마쳤다. 부산은 이어진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도 수원FC에 가로막혀 ‘K리그2 잔류’가 확정됐다.
그라운드 위에 쓰러져 누구보다 아쉬움을 드러낸 건 ‘주장’ 이한도였다. 그는 2022년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수원 삼성을 떠나 부산 유니폼을 입었는데, 이듬해 주장을 맡으며 팀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했다. 뛰어난 신체조건(1m85㎝ 80㎏)을 바탕으로 몸싸움이 강한 그는 팀의 최소실점 2위(29실점)에 기여한 핵심 선수였다.
최근 태국 후아힌 전지훈련 중 취재진과 만난 이한도는 “실점 장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떠오른다”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이어 “‘내가 더 잘했다면’이라는 생각을 계속했다. 실력도, 리더십도 모자랐다. 자책을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주장이라는 부담감, 팀 승격 실패 탓에 거듭 자책한 이한도였지만, 그는 아쉬움을 털어내고 더 나은 2024시즌을 그린다. 이한도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속이 시원했다. 지난해 후회 없이 열심히 준비했다. (아쉬움을) 가슴에 담아둬 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결과 빼고 모든 걸 가져왔던 시즌”이라면서 “선수단 변화가 많지만, 작년보다 준비는 더 잘되고 있다. 무엇보다 부상 선수도 없고, 젊은 선수들이 많아 활기찬 분위기다”라고 웃었다.
이한도는 2017년부터 5시즌 동안 광주FC에서 뛰며 승격과 강등을 모두 경험해 본 선수이기도 하다. 특히 이 기간 그를 데뷔시켜 준 사령탑이 지금의 박진섭 부산 감독이다. 이한도는 박 감독과의 인연에 대해 “올해까지 감독님과만 6년 차다. 그런데 아직도 욕을 많이 먹고 있다. (박 감독님의) 축구가 아직도 어렵다”라고 농담하며 “데뷔 때부터 나를 기용해 주신 너무 감사한 분이다. 아직도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웃었다. 은사를 향한 제자의 믿음은 굳건하다. 이한도는 “부산이 수비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감독님이 오신 뒤 1년 만에 팀이 바뀌었다. 광주 시절도 그렇고, 무에서 유를 창조할 줄 아시는 감독님이다. 나는 그저 열심히 ㅁ몸을 던지며 상대를 막겠다”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2024시즌에도 이한도의 목표는 우승이다. 그는 “개인적인 수상은 크게 없고, 일단 무조건 우승하고 싶다. 그냥 승격이 아니라 우승해서 승격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