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상대는 일본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망됐다. 만약 16강 한일전이 성사되면 결승까지 이란, 카타르 등 험난한 토너먼트 여정을 치러야 한다.
23일 축구 통계 매체 옵타가 공개한 대회 조별리그 최종 순위 확률에 따르면 한국이 조별리그 E조 1위에 오를 확률은 55%, 2위와 3위는 각각 42.4%와 2.6%로 전망됐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25일 최약체 말레이시아와 격돌하는데, 말레이시아에 대승을 거두면 조별리그를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미리 구성된 대회 토너먼트 대진표에 따르면 조별리그 E조를 1위로 통과하면 D조 2위와 격돌한다. D조는 현재 이라크가 1위를 확정했고,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옵타는 한국이 E조 1위로 통과했을 경우 16강 상대인 D조 2위에 자리에 일본이 오를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확률은 무려 90.5%다.
만약 옵타의 전망대로 한국이 E조 1위, 일본이 D조 2위로 각각 조별리그를 마치면 16강에서 한일전이 펼쳐지게 된다. 대회 전만 하더라도 한국과 일본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들로 꼽혔고, 각각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다면 결승에서 만나는 대진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앞서 이라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충격패를 당하고 2위로 밀려나면서 16강 한일전이 조기에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나마 한국이 말레이시아를 이기더라도 적은 점수 차로 이기고, 같은 시각 요르단 역시 바레인을 이기면 한국도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해 일본이 속한 쪽이 아닌 반대편 토너먼트로 향한다. 한국은 요르단과 승점(4)이 동률이지만 득실차에서 2골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종전까지 치른 뒤 순위를 결정할 때 한국과 요르단과 승점이 같으면 조별리그 전체 득실차와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다만 옵타는 한국이 최약체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요르단과의 득실차를 뒤집을 정도의 대승을 거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6강부터 한일전이 성사되는 건 한국도, 일본도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우승을 목표로 이번 대회에 임한 두 팀 중 한 팀은 16강 조기 탈락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 라이벌에 져 탈락한다는 점에서 후폭풍 역시 클 수밖에 없다. 대회 주최 측 입장에서도 최고의 흥행카드이기도 한 한일전이 조기에 열리는 건 썩 달가운 일은 아니다.
일본에서도 이왕이면 한국보다 요르단과 만나기를 원하는 분위기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칼럼을 통해 “역대 전적은 한국이 우위지만, 일본이 열세에 있던 건 과거의 일이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있지만 종합적인 전력은 일본이 우세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요한 무대에서 두 팀의 실력은 가늠할 수 없다. 한국은 여전히 일본엔 부담스러운 존재다. 오랜만에 열리는 최정예 한일전을 보고 싶긴 하나 16강에서 펼쳐지기엔 아쉬운 카드다. 일본 입장에선 요르단을 16강에서 만나 승리하는 게 이상적일지도 모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