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경기력에 그치자 외신들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역대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을 만큼 선수단 면면은 화려한데도 경기력과 성적은 비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시선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으로 향하는데,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지난 1년의 여정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영국 디애슬레틱은 28일(한국시간)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대중의 인내심이 바닥을 향하고 있다”며 “현재 클린스만 감독은 엄중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그는 비평가로부터 4-4-2 구식 포메이션의 사용,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 대한 지나친 의존, 일관된 전술의 부재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6위 바레인을 3-1로 꺾고 순조롭게 출발했다. 조별리그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위해선 FIFA 랭킹 87위 요르단을 꺾었어야 했다”며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 덕분에 가까스로 비겼다. 나아가 짐바브웨보다 낮고 솔로멘 제도·르완다보다 FIFA 랭킹이 높은 130위 말레이시아와도 3-3으로 비겼다. 굴욕적인 결과 속 한국은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한국은 아직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지만 우승을 바라는 팬들에겐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지만, 한국은 오는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에서 대회가 끝날 수도 있다. 이미 팬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3경기에서 6골을 실점하며 단 1승에 그쳤다. 객관적인 전력상 훨씬 열세인 팀을 상대로 2경기에선 끔찍한 결과에 그쳤다. 지금까지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경기력은 확실히 실망스러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이미 부임 직후부터 경기 외적인 요소들로 국내 팬들의 많은 비판을 받았다는 사실도 전했다. 대표적인 게 ‘재택·외유 논란’이다. 디애슬레틱은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모두 한국에 머물렀던 전임 감독들과는 다르다. K리그에는 자신이 아닌 코치들을 보내고 있다. 한국 팬들에겐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은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 파리 생제르맹, 셀틱, 울버햄프턴, 슈투트가르트 소속 선수들로 구성돼 이른바 황금 세대로 불린다. 이처럼 재능 있는 스쿼드로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무승부를 거둘 수는 없는 일”이라며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배움을 강조했다. 여전히 배우고 있지만,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매체 영국 가디언 역시 지난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돌아보고 16강 토너먼트를 분석한 기사에서 “대회 시작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한국과 일본의 조별리그에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 결승에서 만날 것 같았던 두 팀의 맞대결은 16강부터 벌어질 뻔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경기 막판 상대 자책골 덕분에 요르단과 가까스로 비겼다. 한국 입장에서 다행이었던 건 최종전 상대가 1980년 이후 이 무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팀이자 앞선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말레이시아였다는 점”이라면서 “그런데도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도 선제골을 넣고 1-2 역전까지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FIFA 랭킹이 130위, 한국(23위)보다 107계단 낮은 팀에게 지는 건 코치진과 선수들 모두에게 굴욕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그나마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화려한 프리킥으로, 손흥민이 페널티킥 골로 승부를 뒤집었지만, 막판 동점골을 또 실점하며 비겼다”며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 1년 간 별다른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