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34)은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이적했다. 계약 규모는 4년 총액 58억원. 올겨울 불펜 FA 중 최고액 계약이었다.
김재윤은 30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기 위해 출국했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그는 "팀에 적응하고 선수들과 친해지는 게 첫 번째다. 낯가림이 조금 있어 걱정"이라고 웃었다.
김재윤은 "정말 좋은 대우로 삼성에 왔다. 감사한 마음이 크고, 많은 돈을 받은 만큼 올해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매년 열심히 했지만,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했다"고 다짐했다.
김재윤은 프로 데뷔를 늦게 치렀다. 휘문고 시절 포수였던 그는 졸업 후 KBO리그가 아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했다. 2015년에야 국내로 복귀했고, 투수로 전향하고서야 존재감을 드러냈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출발했으나 꾸준히 활약했다. 기량이 꺾일 수도 있는 나이였던 지난해 32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60을 찍었다.
FA 계약을 맺었다고 커리어가 끝나지 않는다. 김재윤은 "늦게 프로에 들어온 만큼 최대한 늦은 나이까지 하고 싶은 게 내 소망"이라며 "몸 관리도 정말 잘하고 싶어 많이 신경 쓴다"고 다짐했다. 롱런의 화신이자 김재윤의 우상인 오승환과 만남도 기대를 모은다. 오승환은 김재윤보다 무려 8살이 많지만, 지난해 30세이브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뛰어난 기량은 물론 철저한 자기 관리가 더해져 만들어진 400세이브다. 김재윤으로서는 신인 때부터 우상인 동시에 오래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모범 사례기도 하다. 김재윤은 "우상이었던 분(오승환)과 뛰게 됐다. 아직 같이 훈련하지 않았지만, 이것저것 많이 묻겠다. 워낙 몸 관리를 잘하시는 분이고, 경험도 많으시다"며 "과거 오승환 선배와 훈련하면서 어떻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시는지 봤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해야 한다고 하셨고, 나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
오승환은 그에게 우상이지만, 동시에 경쟁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이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마무리 투수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재윤은 "마무리는 모든 불펜 투수의 꿈"이라며 "어느 보직이든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래도 마무리는 하고 싶다. 다른 선수들이어도 당연히 그럴 거다. 경쟁해야 하고, 감독님께서 캠프에서 결정한다고 하셨다. 일단 마무리를 맡고 싶은 마음은 크다"고 전했다.
개인 목표를 묻자 그는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된다면 타이틀(세이브 1위)을 따고 싶다. 매년 목표인데 지난해 2위로 끝났다"고 했다. 다만 더 절실한 게 있다. 지난해 KT에서 이루지 못한 우승이다. 그는 "지난해 아쉬움이 컸다. 내가 (한국시리즈 부진으로 준우승에) 크게 한몫했다. (올해는) 우승하고 싶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