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일본이 한 수 위 경기력을 뽐내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안착했다. 다수 유럽파가 포진한 만큼, 한국의 공격력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하지만 그런 일본도 우려의 시선을 피할 순 없었다. 조별리그 내내 지적받은 골키퍼 기량 미달에 이어, 세트피스가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일본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대회 16강전에서 3-1로 이겼다. 시종일관 앞선 일본은 5개의 유효 슈팅만으로 3골을 몰아쳤다. 조별리그에서 터뜨린 8득점에 더해, 대회에서만 11골을 신고했다.
옥에 티는 있었다. 후반 19분 코너킥 수비 상황,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이 펀칭으로 공을 걷어냈다. 그런데 뜬 공을 잡으려는 스즈키와, 수비 가담한 공격수 우에다 아야세가 충돌해 불운의 자책골로 연결됐다. 일본의 이번 대회 6번째 실점. 바로 1분 전 크로스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장면이 있었는데, 이는 복선이 된 셈이다.
조별리그 내내 지적받은 골키퍼 스즈키가 이번에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한 것이 눈에 띈다. 그는 조별리그 1차전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1-1로 맞서던 전반 32분, 다소 평범한 헤더를 쳐내지 못해 역전 골의 빌미를 내줬다. 이에 팬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그의 경기력을 지적하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가나 아버지와 일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인 그는 인종차별까지 겪는 아픔을 안기도 했다.
현지 매체도 스즈키의 활약에 우려를 전했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는 1일 “화려한 3골로 승리했지만, 약간의 ‘누수’가 얼룩처럼 남았다. 일본의 자책골은 2013년 10월 13일 캐나다전 이후 처음”이라면서 “이번 대회 6실점 중 4개가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토너먼트에서도 실점이 쌓이는 건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짚었다. 한편 스즈키는 경기 뒤 “세트피스는 대회에서 정말 중요하다.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매체는 “우승까지 3경기가 남았다. 이제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힘든 싸움 속에서, 고통을 딛고 성장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8강에 오른 일본의 다음 상대는 이란이다. 이란은 1일 시리아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하며 8강에 안착했다. 일본과 이란이 공식전에서 마주한 건 지난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4강전 이후 5년 만이다. 일본과 이란은 오는 3일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