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수원 KT가 적지에서 고양 소노를 꺾고 3연승을 질주, 단독 2위로 우뚝 섰다. KT가 자랑하는 프런트 코트 패리스 배스와 하윤기가 53득점을 합작하며 코트를 지배했다.
KT는 5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소노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92-89로 이겼다. 리그 25승(14패)째를 기록한 KT는 이날 승리로 3연승을 질주, 1위 원주 DB와의 격차를 4.5경기로 좁혔다. 단독 2위 자리 수성에도 성공했다. 소노와의 상대 전적은 5전 전승이다.
수훈 선수는 단연 배스와 하윤기다. 배스는 28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만점활약을 펼쳤다. 특히 후반에만 22득점을 몰아치는 무서운 뒷심을 뽐냈다. 하윤기 역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풀타임 뛴 그는 25득점 8리바운드를 보태 소노의 골밑을 공략했다. 정성우 역시 15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시즌 26패(13승)째를 기록한 소노는 다시 한번 리그 9위로 내려앉았다. 8위 안양 정관장과는 0.5경기 차다. 어느덧 4연패 수렁에 빠진 소노다. 3쿼터까지 백중세였으나, 4쿼터 김민욱의 퇴장 이후 골밑 수비에 실패했다.
이정현(27득점 9어시스트 5스틸) 치나누 오누아쿠(16득점 13리바운드) 김진유(11득점 7리바운드) 등의 활약도 빛이 바랬다.
경기 전 김승기 감독은 KT에 대해 “1대1 수비로 막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전과 마찬가지로 문성곤 방면을 열어두고, 도움 수비를 택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을 주도한 건 KT였다. 수비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은 물론, 하윤기와 배스를 이용한 골밑 공략으로 손쉽게 앞섰다. 높이에 우위에 있는 KT는 하윤기, 오누아쿠와의 하이로우 플레이로 가볍게 득점을 쌓았다. 소노는 이른 3점슛으로 응수했는데, 모두 림을 외면했다. 오나아쿠 역시 협력 수비를 뚫지 못했다.
소노의 해답은 결국 3점이었다. 오누아쿠의 연속 3점을 시작으로, 김민욱·박종하의 3점슛으로 순식간에 간격을 좁혔다. 이어 팀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넣으며 균형을 맞추더니, 이정현이 스틸에 이은 단독 속공으로 역전까지 이뤘다. 1쿼터는 소노의 25-21 리드로 마쳤다. KT 입장에선 3점슛 4개 중 단 한 개도 들어가지 않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문성곤이 1쿼터만에 파울 3개를 범한 것 역시 변수였다.
2쿼터에 앞서가는 듯했던 소노였지만, 다후안 서머스의 공격이 모두 막히며 흐름이 끊겼다. KT 역시 자유투를 놓치며 다소 답답한 추격전을 벌였다.
균열을 낸 건 소노였다. 이정현이 화려한 드리블로 공격을 이끌었고, 김민욱이 2개의 3점슛을 터뜨려 격차를 벌렸다. 김진유 역시 과감한 1대1 공격으로 골밑 득점에 성공하기도 했다.
KT는 주전들의 활약으로 격차를 좁혔다. 먼저 정성우가 홀로 연속 7득점에 성공하더니, 하윤기가 깔끔한 골밑 득점을 터뜨렸다. 하지만 문정현의 버저비터 골밑슛은 림을 외면했다. 소노가 4점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전열을 정비한 3쿼터, KT 배스의 ‘쇼타임’이 열렸다. 3점슛 2개 포함 14득점을 성공률 100%로 몰아쳤다. 이에 소노는 오누아쿠·박종하·이정현으로 응수했는데, 역부족이었다. 배스의 맹활약을 앞세운 KT가 70-67로 앞선 채 3쿼터를 마쳤다.
한편 3쿼터의 최대 변수는 파울이었다. KT에선 한희원이 3쿼터 초반 4번째 파울을 범하며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정성우 역시 판정에 항의하다 경고를 받는 등 다소 어수선했다. 소노 역시 김민욱·김진유·박종하가 4번째 파울을 범해 위기에 몰렸다. 4쿼터에 시선이 모인 배경이다.
첫 번째 퇴장은 소노에서 나왔다. 4쿼터 7분 22초를 남겨두고 골밑 경합을 벌이던 김민욱이 5번째 파울을 범했다.
김민욱이 빠지자, 배스와 하윤기가 더욱 날개를 펼쳤다. 연속 골밑 득점으로 KT가 단숨에 격차를 벌렸다.
소노는 KT의 U-파울과 테크티컬 파울을 묶어 마지막 추격에 나섰지만, 결정적 득점 기회에서 야투 실패가 나오며 고개를 숙였다. 다시 집중력을 유지한 KT가 3연승을 매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