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동 출신 기자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날카로운 질문이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에게 들어갔지만, 끄떡없었다. 황인범은 “우리가 보여주겠다”며 되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이제 정상까지 딱 두 걸음을 남겨뒀다.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조별리그부터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E조 2위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특히 헐거운 수비력이 클린스만호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다.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만 6실점을 내줬다. 토너먼트에서도 수비력이 썩 좋아지진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를 상대로 선제골을 내줬다. 이번 대회 치른 5경기에서 내준 골만 8골.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한 외신 기자가 한국이 ‘우승’할 수 없는 이유를 꼽았다. 지금껏 8골 이상 내준 팀은 아시안컵 트로피를 가져갈 수 없다는 ‘징크스’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클린스만호의 중원 사령관인 황인범은 “새로운 역사는 쓰이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8실점을 해서 우승을 못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거면 보여줘야 할 것 같다. 실점을 많이 했지만, 득점을 많이 했다는 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당찬 답변이었다.
질문을 던진 이 기자는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부재도 지적했다. 앞서 8강전에서 대회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은 김민재는 요르단전에 나설 수 없다. 가뜩이나 수비력이 약점으로 지적되는데, 우려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황인범은 “민재 없이 경기한다고 해서 우리 수비가 흔들린다거나 안 좋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뒤에서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알고 있다. 그 선수들을 믿는다. 누가 나가든 자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점을 많이 해도 우리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팀이란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960년 대회 이후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나섰다.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태극전사, 대표팀을 지지하는 국민도 우승 트로피에 목말라 있다. 오로지 한국을 대표해 ‘우승’을 목표로 대회에 나선 태극전사들에게 ‘징크스’는 안중에도 없다.
한국과 요르단의 대회 준결승전은 7일 오전 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