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의 최근 두 시즌 존재감은 미미했다. 2022년에는 11경기 평균자책점이 6.00(48이닝), 지난해에도 18경기 평균자책점이 6.19(80이닝)에 머물렀다. 2021년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2022년 7월 복귀했으나 좀처럼 수술 전 위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박종훈은 2017년부터 4년 연속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운 KBO리그 대표 선발 투수다. 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SSG가 2021년 12월 5년, 최대 65억원(총연봉 56억원, 옵션 9억원)에 비(非)자유계약선수(FA) 다년계약을 하기도 했다. 재활 치료 중인 선수와 다년계약을 하는 건 리스크를 감수한 결단. 복귀 후 부진하니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겨우내 박종훈은 구슬땀을 흘렸다. 체중을 10㎏ 이상 감량한 그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훈련했다. 전직 메이저리거이자 현 팀 선배인 추신수의 자택에서 함께 몸을 만들었다. 박종훈은 "수술 이후 단점 보완에 집중하다 보니 장점이 사라지고 강박에 시달렸다. 이번에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앞으로 계속하게 될 야구인데 밟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마음을 가볍게 먹으려고 한다. 내 장점을 더 살리면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음가짐을 고쳐먹은 건 추신수의 영향도 크다.
박종훈은 "야구선수가 가져야 할 마인드에 대해 조언해 주셨다.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몸 관리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감사하다"며 "추신수 선배가 메이저리그에서 '야구는 밀당이 심한 스포츠'라고 한다더라. 열심히 쫓으면 멀어지고 편한 마음으로 대하면 다가온다는 뜻인데 많이 공감했다. 앞으로 편한 마음을 가지고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종훈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 중이다. 1월부터 일찍 시차 적응을 끝내 별다른 변수 없이 순항하고 있다. 그가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면 SSG로선 천군만마에 가깝다. 박종훈은 "전지훈련지와 가까운 곳에서 사전 훈련에 들어가 시차 적응이 용이하고 몸을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캠프 오기 전 몸을 만들어놓고 캠프에선 실전에 가까운 운동을 한다고 하더라. 나 또한 그런 생각으로 미리 몸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준비가 수월하게 잘 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