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여느 때처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심정을 고백했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셨던 아시안컵 대회를 치르면서 온통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감사 인사가 너무 늦어졌다”고 적었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고 아쉬웠지만 잘 도착했다. 내가 주장으로서 부족했고 팀을 잘 이끌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말 많은 사랑을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대한민국 축구선수임이 너무 자랑스러웠다”며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또 한 번 사과했다.
사진 여러 장을 함께 게시한 손흥민은 가장 첫 번째로 얼굴을 손에 파묻은 사진을 게시했다.
네 번째 아시안컵에 출전한 손흥민은 또 한 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주장’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 손흥민은 페널티킥으로 2골,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1골을 기록했지만, 팀의 여정은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 멈췄다. 64년 만의 우승 도전은 그렇게 끝났다.
요르단전은 대참사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87위인 요르단에 무기력하게 졌다. 90분 내내 유효 슈팅을 단 1회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부진했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힘 없이 패했다.
손흥민은 요르단전 영패 후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발을 떼지 못했다.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 그라운드 위에 멍하니 서 있었다.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인 후에는 거듭 고개를 숙였다. ‘주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는 듯했다.
요르단전 후 취재진과 믹스트존에서 마주한 손흥민은 “축구라는 스포츠는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스포츠인데, 부족해서 진 건 사실이다. 요르단이 오늘 정말 많은 준비를 했고 좋은 경기를 했다고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너무 부족했고 팀을 이끌면서 부족함을 느낀 토너먼트였다. 많은 선수의 희생이 있었는데도 원하는 성적을 가져오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국민분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입을 뗐다.
무거운 표정으로 인터뷰를 이어가던 손흥민은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국민분들 축구 팬분들을 좋게 해드리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 결과와 실수를 두고 너무 예민하게 해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은 정말 잘못이 없다. 질책을 받으면 내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팀을 책임을 지고 더 이끌어나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부족한 모습이 보였기에 우리가 여기서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토트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런던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마음은 편치 않았다. 손흥민은 또 한 번 SNS에 미안함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