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5-22, 25-13)으로 이겼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4연승을 달린 우리카드는 승점 55(19승 9패)를 기록, 대한항공(승점 53, 17승 11패)을 끌어내리고 하루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대한항공은 전날(11일) 한국전력을 물리치고 경기가 없던 우리카드를 밀어내며 74일 만에 선두로 올라섰지만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최초로 기록한 만원 관중(3599명) 앞에서 시원한 승리와 함께 선두 복귀를 선물했다.
우리카드는 현재 '위기 상황'이다.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이 연습 도중 왼 발목 인대가 파열돼 회복까지 10주 가량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실상의 시즌 아웃이다. 우리카드는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테이는 4라운드에 다소 주춤했지만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득점 3위에 오르며 우리카드의 1위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앞서 마테이의 부상 이탈 후 첫 경기였던 9일 OK금융그룹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송명근과 김지한(이상 22득점) 오타켓 잇세이(17득점) 이상현(10득점) 박진우(9득점) 등의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
12일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살림꾼 한성정이 팀 내 최다인 13득점을 올렸다. 12월 3일 OK금융그룹전(16득점) 이후 이번 시즌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이다. 3세트 10-5에서는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마테이를 대신해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는 아시아쿼터 오타케 잇세이(일본)는 1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잇세이는 일본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 출신으로 우리카드에서 미들 블로커로 활약하다가 점점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마테이의 부상 이탈로 포지션을 옮겨 중용되고 있다.
송명근은 11득점을 뽑아 클러치 능력을 선보였다. 1세트와 2세트 중반 이후 교체 출전해 20점 이후에만 3점씩을 올렸다. 3세트는 초반 3-0으로 앞서는 3득점을 모두 책임지며 상승세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직전 경기(22득점)에 이어 이번 시즌 두 번째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셋의 맹활약은 7득점에 그친 '토종 에이스' 김지한의 부진을 완벽히 덮어줬다. 이 외에도 세터 한태준, 미들블로커 이상현(블로킹 3개), 리베로 김영준의 활약이 돋보였다. 범실은 고작 5개로, 현대캐피탈(22개)보다 무려 17개나 적었다. 자칫 이날 경기에서 패했다면 마테이의 공백이 더 도드라질 뻔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마테이 부상 공백 이후) 두 경기 모두 선수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잘했다. (기대 이상으로) 상당히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대체 외국인 선수를 구입하기 쉽지 않아 당분간 현재 선수단으로 경기에 나선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교만하지 않고 이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우리 팀은 특출나고 독보적인 선수가 없어 모두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면서 "(마테이를 대체하는) 잇세이가 배구를 상당히 잘하는 선수다. 2m 큰 키에도 공을 내려오며 때리는데 그 부분만 보완하면 조금 더 좋아질 수 있다.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