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이 킬리안 음바페가 ‘없는’ 경기를 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 엔리케 감독은 최근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음바페를 조기에 교체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에 대해 “내가 그를 원할 때 뛰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리케 감독의 PSG는 지난 2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렌과의 2023~24 리그1 23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PSG의 공식적 5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극장 무승부’에 가까웠다. PSG는 전반 33분 아미네 구이리에게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선제골을 허용한 뒤 끌려다녔다. 엔리케 감독이 택한 비티냐·파비안 루이스·이강인 중원은 합이 맞지 않았다. 브래들리 바르콜라·우스만 뎀벨레 역시 음바페와의 동선이 겹치는 장면이 빈번했다.
결국 엔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마르코 아센시오를 투입, 대신 이강인을 교체했다. 그런데 PSG는 후반에도 좀처럼 렌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의외의 선택은 그 이후에 나왔다. 여전히 PSG가 0-1로 뒤진 후반 20분, 음바페와 바르콜라 대신 곤살루 하무스와 랑달 콜로-무아니가 투입됐다.
무엇보다 음바페가 빠진 것이 가장 의외였다. 음바페는 올 시즌 리그에서만 21경기 21득점을 올린 특급 공격수다. PSG 팀 내 최다 득점자이기도 하다. 그는 교체 전까지 슈팅 3개를 모두 놓치긴 했지만, 상대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6차례나 연출한 바 있다. 엔리케 감독의 선택에 의문부호가 붙은 이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음바페 OUT’은 어느 정도 맞는 선택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5분이 끝날 무렵 하무스가 페널티킥(PK)을 얻어냈다. 그는 PK 득점에 성공하며 팀의 극적인 무승부를 이끌었다. PSG는 무려 공식전 19경기 무패 행진(14승 5무)을 이어갔다.
한편 경기 뒤 엔리케 감독은 음바페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엔리케 감독은 “아주 간단하다. 우리는 조만간 음바페 없이 경기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음바페를 원한다면 기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뛰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선수 기용의 판단은 자신의 몫이라는 의미였다.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상황, 음바페의 기용 배경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실제로 음바페는 오는 6월 계약이 만료되면 PSG를 떠날 전망이다. 지난 6년 동안 PSG에 머물렀던 그의 파리 커리어에, 조만간 마침표가 찍힌다는 의미다. 다만 음바페 본인이 직접 팀을 떠날 것이라는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
실제로 엔리케 감독은 “이 주제를 끝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관련 당사자들은 공개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음바페도 공개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양측이 모두 말을 하면 내 의견을 말하겠다”라고 전했다.
음바페의 계약 만료 소식은 바로 지난 20일 BBC·디 애슬레틱·RMC 스포르트를 통해 전해졌다. 특히 BBC는 “음바페는 다가오는 6월 계약이 만료된다면 PSG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직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계약을 체결하진 않았지만,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두 클럽이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되면 계약이 발표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음바페는 3월 이전에 자신의 미래를 정하고 싶었기 때문에 지난 13일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과 만나 레알행 의사를 밝혔다. 그가 떠날 것이란 보도가 나온 뒤 낭트와의 리그 경기에서 벤치를 지켰지만, 결국 교체 투입돼 페널티킥(PK)을 넣으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라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음바페는 레알과 2029년까지 5년 계약을 맺는다. 연봉은 1500만 유로(약 216억원). 여기에 5년간 지급될 1억 5000만 유로(약 2167억원)의 보너스가 포함될 전망이다. 동시에 자신의 초상권 일부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음바페는 올 시즌 PSG에서 기본 연봉만으로 7200만 유로(약 1040억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규모의 보너스가 제외된 금액이다. BBC의 주장이 맞다면, 음바페는 레알에서 보다 적은 연봉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음바페는 렌전까지 PSG에서만 292경기 244골 105도움을 올렸다. 이 기간 5차례 리그 득점왕과 우승을 차지했다. 각종 컵대회에서도 8개의 우승을 거둔 바 있다. 유일하게 거두지 못한 건 UCL이다. PSG는 지난 2019~20 UCL 준우승 이후 단 한 번도 결승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레알 소시에다드와 16강에서 만났는데, 1차전에서 2-0으로 이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당시 음바페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제 몫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