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시범경기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그는 "아직 보여줄 게 많다. 많이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경기에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5-3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 상황 3볼-0스트라이크에서 콜린 스나이더의 시속 146km 한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만들었다. 6경기 만에 나온 시범경기 첫 홈런이다.
김하성은 이후 6회 초 수비 시작 때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앞서 2회에는 3루 땅볼,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향해 아웃됐다.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417(12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4볼넷이다. 출루율(0.563)과 장타율(0.750) 모두 높다.
김하성은 경기 중 MLB닷컴과의 방송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좋다. 아무래도 빅리그 진출 첫 해보다 4년 차인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훨씬 준비가 잘 된 것 같다"고 반겼다.
김하성은 지난달 23일 LA 다저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2일 LA 에인절스전에서 안타 행진이 끊겼으나 볼넷 1개와 도루 2개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어 4일 경기에선 홈런포까지 터지면서 개막을 향해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김하성은 비시즌 약 7kg 정도 벌크업을 했다. 홈런을 의식하냐는 질문에 "홈런을 늘리기 위해 증량을 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시즌을 치르면서 살도 많이 빠졌고, 마지막 한 달 동안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터라 올해는 잘 이겨내고 싶어 체격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152경기에서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를 기록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아시아 내야수로는 최초로 내셔널리그 유틸리티부분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했다. 내셔널리그 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샌디에이고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현지에선 김하성의 몸값이 1억 달러(1336억원)를 충분히 돌파할 것으로 점친다. 김하성은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 복귀함에 따라 지난해 활약만 이어간다면 몸값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김하성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골든글러브를 받아 영광이다. 첫해부터 수비에 투자를 많이 했다. 그 덕에 (빅리그에서) 잘 버틸 수 있었다"며 "우리 팀에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제이크 크로넨워스, 잰더 보가츠에 유망주 잭슨 메릴까지 모두 유격수를 볼 수 있고 모두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 가운데서 유격수를 본다는 것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반면에 책임감이 생기고 더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공격에 관해서도 "매년 성장하고 있어 기분이 좋다. 아직 보여줄 게 많은 만큼 많은 기대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올 시즌부터는 한국인 동료도 생겼다.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125억원)에 계약했다. 그는 "내가 야수여서 딱히 조언해 줄 것은 없다"면서도 "현지 생활, 팀 적응을 최대한 돕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엄청 좋은 커리어를 쌓고 미국으로 건너왔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 샌디에이고가 이기도록 엄청난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