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을 만났을 때 이현중이 있었다면 정말 상대하기 힘든 팀이 됐을 거다. 이현중은 이미 슈팅에 한해 미국 프로농구(NBA) 수준이다. 호주 리그(NBL)가 피지컬 측면에서 특징적인 리그인 만큼 슈터로 받는 견제를 이겨내고, 피하는 방법에 대해 배워갈 수 있을 거다."
NBA 드래프트 지명 실패 후 호주행을 선택했던 이현중이 과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브라이언 구지안 호주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2월 열린 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1차전에서 한국 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85-71 호주의 역전승.
당시 맞대결 승자를 이끈 구지안 감독이 9일 필리핀 세부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났다. 그가 이곳 훕스돔에서 열린 2023~24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파이널 4 행사의 홍보대사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구지안 감독은 9일 열린 유소년 캠프 행사에 참가해 어린 선수들의 수업을 참관하고, 직접 지도에도 나섰다.
취재진이 구지안 감독에게 16일 전 맞대결에 대해 묻자 그는 "당시 호주 대표팀 주전 선수들은 대부분 NBA에서 뛰었고, 대표팀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았다. 그래서 한국전을 앞두고 대표팀 관계자들이 많이 긴장했다. 한국 팀이 공격을 잘 풀고 우리와 대등한 경기를 했지만, 우리가 수비나 피지컬에서 이점이 있어 우세를 점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현중이 있었다면 달랐을까.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받는 데 실패한 그는 현재 NBL 일라와라 호크스에서 뛰는 중이다. 구지안 감독은 호주 대표팀 사령탑이지만, 동시에 NBL 소속인 시드니 킹스의 지휘도 맡고 있다.
구지안 감독은 "한국 대표팀과 경기에서 이현중이 있었다면 더 까다로운 경기가 됐을 것"이라며 "이현중은 슈팅에 한해서는 이미 NBA급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NBA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가 호주리그를 선택한 것도 결과적으로 도움이 될 거로 봤다. 구지안 감독은 "호주는 피지컬 측면에서 특징적인 리그다. 그가 NBL에서 슈터로 받는 견제를 이겨내고, 피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있고, 점차 발전도 하고 있다"며 "내 주변 (NBL) 관계자들도 '이현중이 향후 NBA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