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가 자신의 23번째 생일에 감격적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을 달성했다.
김재희는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 달러)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66타로 마지막 조에서 함께한 방신실(16언더파 267타)과 이수민(15언더파 268타)을 제쳤다.
김재희는 18번홀(파5)에서 챔피언 퍼트에 성공한 뒤 활짝 웃었다.
2001년 3월 10일생인 김재희는 자신의 23번째 생일 선물로 평생 잊지 못할 첫 우승을 달성하고 기뻐했다. 더군다나 이번 대회 직전 SK 텔레콤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은 후 나선 첫 대회에서 우승한 터라 기쁨은 두배였다. 김재희는 "관심과 후원을 기반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계약 기간 중 반드시 우승으로 보답하고, 꿈의 무대인 LPGA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는데, 첫 대회서 우승 다짐을 지켰다. 여자 선수가 모자 정면에 SK텔레콤 로고를 다는 것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출신의 박인비와 최나연에 이어 김재희가 세 번째다.
그만큼 김재희는 실력과 인기를 겸한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를 거쳐 2020년 KLPGA 드림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2021년부터 KLPGA 투어에서 활동하며 지난해까지 우승을 신고하진 못했지만, 조금씩 성장했다.
2021~22년 2년간 56개 대회에서 4차례 톱 10에 그친 김재희는 지난해에만 두 차례 우승했다. 지난해 10월 대보 하우스디 오픈 준우승을 거뒀다. 11월 에쓰오일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전반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지만, 당일 폭우로 1~3라운드 성적으로 우승자를 가리게 되면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마지막에 웃었다. 2라운드 공동 2위 그룹에 2타 차 앞선 단독 선두로 올라선 뒤 3라운드에서 아마추어 오수민에 3타 차 뒤진 공동 2위로 떨어졌다. 김재희는 3라운드 종료 후 "2라운드까지는 의식이 안 됐는데, 오늘 시작할 때 긴장이 됐다. 내일 최대한 우승 생각을 하지 않고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재희는 4라운드에만 6타 줄여 역전 우승을 일궜다. 전반에만 4타를 줄인 김재희는 13번홀(파4) 14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로 단독 1위로 올라선 뒤 리더보드 맨 꼭대기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평소 생일 때는 친구들이랑 놀기만 했다. 이번 시즌에는 생일에 대회가 있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해서 정말 큰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어 "확실히 챔피언 조나 우승 경쟁 경험이 있어야 긴장이 덜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번 우승 경쟁 때는 긴장이 덜 됐고 우승이 가까워 보였다"며 "승수를 하나씩 추가해 나가면서 상금왕과 대상을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방신실은 17번홀(파4) 버디 기회를 놓치며 아쉽게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약 7년 만의 아마추어 우승을 노렸던 오수민은 최종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008년 9월 16일생인 오수민(15년 5개월 23일)은 KLPGA 투어 사상 네 번째의 어린 우승자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