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여정은 8강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내내 쉬운 찬스를 놓쳤던 호날두는 연장 종료 직전 페널티킥(PK)을 직업 얻어낸 뒤 성공해 체면치레를 했으나, 팀은 승부차기 끝에 고개를 숙였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박용우는 120분 풀타임 소화하며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알 나스르는 12일 오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와의 2023~24 ACL 8강 2차전서 120분 동안 4-3으로 마치며 1·2차전 합계 4-4 비겼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선 1-3으로 패하며 ACL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알 나스르는 1차전 원정 경기서 0-1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날은 사우디 홈팬의 응원과 함께 경기에 임했지만, 알 아인 공격수 소피앙 라히미에게만 멀티 골을 허용하며 합계 0-3까지 뒤처졌다.
일단 알 나스르는 전반 추가시간 막바지 행운의 추격 골을 넣으며 만회했다. 상대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틈을 놓치지 않은 사디오 마네가 슈팅한 공을, 압둘라만 가리비가 터치한 뒤 가볍게 밀어 넣었다.
후반전 만회를 노린 호날두는 연속된 침묵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후반 3분 오른발 슈팅은 골대 왼쪽 구석을 강타했다. 바로 2분 뒤엔 넘어온 크로스를 발리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제대로 맞지 않았다.
대신 후반 6분 오른쪽으로 침투한 오타비우가 강하게 연결한 공이, 골키퍼를 맞고 들어가는 행운의 자책 골이 나왔다. 알 나스르가 합계 2-3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10분 뒤엔 호날두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알리 라자미의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해 문전 앞 호날두에게 향했다. 호날두는 누구도 없는 상황에서 왼발로 가볍게 슈팅했으나, 공은 골대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명백한 빅 찬스 미스였다.
위기의 알 나스르를 구한 건 알렉스 텔레스였다. 그는 후반 27분 오른쪽 지역에서 직접 프리킥 득점에 성공하며 합계 스코어를 3-3으로 만들었다.
정규시간 내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전으로 향했다.
변수는 알 나스르에서 먼저 터졌다. 연장 전반 5분 공격수 아이만 아흐메드가 상대 선수를 두 발로 가격하는 장면에 대해 비디오 판독(VAR)이 이어졌고, 레드카드가 나왔다.
직후 1대1 찬스를 잡은 호날두는 침투에 성공했으나 두 차례 슈팅이 모두 골키퍼에 막혔다.
수적 열세의 알 나스르는 연장 전반 13분 골키퍼 라게드 알 나자르의 대형 실수가 나왔다. 상대의 크로스를 애매하게 펀칭해 공이 골대를 맞고 상대 공격수 앞에 향했다. 이를 술탄 알 샴시가 밀어 넣으며 다시 알 아인의 리드를 만들었다.
알 나스르의 패색이 짙던 상황, 호날두가 연장 종료 5분 전에 PK를 얻어냈다. 그는 가볍게 가운데로 차 넣으며 일단 직전 실수들을 만회했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선 웃지 못했다. 1·2번 키커 마르셀로 브로조비치와 텔레스가 연이어 실축했다. 알 아인은 라히미와 카쿠가 모두 성공했다. 3번 키커로 나선 호날두, 알 샴시 역시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알 나스르의 4번 키커 오타비우가 실축하면서, 알 나스르의 탈락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