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광주FC 감독이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제자’ 정호연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던졌다. 정호연은 이 감독의 말에 자세가 바뀌었다.
광주는 17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3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앞서 2연승을 거둔 광주는 구단 역사상 최초 K리그1 개막 3연승에 도전한다.
경기 전 이정효 감독은 “잘하는 걸 준비했다. 새로운 것을 찾고, 시도하려고 계속 잘할 방법을 도전적으로 용기 있게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K리그1 3위를 차지한 광주는 올 시즌 초반이지만, 선두를 질주 중이다. 이정효 감독은 “내가 (개막) 미디어데이 때 이야기한 것처럼 우승을 당장 하겠다는 게 아니라 매일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아이디어를 찾고 용기 있고 무모하게 도전하고 수정하면서 가고 있다. 그러다 보면 우리 광주도 우승할 수 있는 구단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올해가 될 수도 있고 내년이 될 수도 있다. k리그 감독을 하고 있으면 목표는 K리그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꼭 해보고 싶다. 우승할 수 있는 팀에 갈 수도 있지만, 우승하는 팀을 만드는 것도 감독으로서 큰 성취를 느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광주 주전 미드필더 정호연이 18일 소집하는 축구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됐다. 선수들을 성장, 국가대표팀에 보내는 게 목표 중 하나인 이정효 감독은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내가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좋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뿌듯해했다.
정호연은 대표팀 발탁 후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가서 배우고 오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를 접한 이정효 감독은 “대표팀 가서 배우고 온다고 해서 인터뷰 보고 나서 (정호연에게) 뭐라고 했다. 대표팀에 배우러 가는 게 아니라 경쟁하러 가는 곳이라고 했다. 경쟁자들을 이겨야지 배우려고 하냐고 뭐라고 했다. 실력을 뽐내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항상 팀이 먼저지만, 팀 안에서 자기가 경쟁해서 실력을 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효 감독은 따끔한 한마디를 날렸다. 그는 “너무 약해 빠졌다. 내가 (정호연에게) 카톡을 보냈다. 선수들이 다 그런 것 같다. 감독은 구단, 미디어와 싸우고 있는데 본인은 너무 방어적으로, 예의 바르게 한다. 선수, 감독님, 팀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경쟁해야 한다. 인성적으로 워낙 좋아서 예의를 갖춘 것 같다. 그래서 축구로는 예의를 갖추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스승의 말은 제자를 일깨웠다. 이정효 감독은 “(정호연이) 긴장감이 사라졌다고 하더라. 오늘도 기대하고 있다. 그 이야기하고 나서 답장이 왔는데, 내가 소름 돋았다. 답장 내용은 공개 못 하는데, 진짜 잘할 것 같다. 뭔가 깨우친 것 같다”고 했다.
포항전에 나서는 광주는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가브리엘을 벤치에 뒀다. 이정효 감독은 “가브리엘이 발목이 안 좋다고 해서 휴식을 하루 정도 줬다”며 “체력 (안배) 차원도 있고, 안혁주 등 어린 선수들을 키우기도 해야 한다. 혁주에게도 항상 시간을 20~25분 정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박태하 포항 감독 역시 이정효 감독만큼이나 분석을 많이 하기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포항이) 전방 압박을 할 것 같다. 전방에서 압박하면 어떻게 할지를 생각했다. 내려섰을 때 어떻게 할 지도 준비했다”며 “둘 중의 하나다. 내 속이 터지든지, 골이 터지든지”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