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와 스테픈 커리가 명성다운 맞대결을 펼치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경기 막바지 샷 클록 오류가 생기면서 시간이 크게 지체됐고, 치열했던 경기는 다소 맥 빠진 채 마무리됐다.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7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LA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2023~24 NBA 정규리그 맞대결을 펼쳤다.
서부 콘퍼런스 9위와 10위의 맞대결이었지만, NBA를 대표하는 제임스와 커리의 대결은 매번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날은 제임스와 커리의 통산 22번째 맞때결이기도 했다.
두 팀은 전반까지 1점 차 접전을 벌였다. 커리가 3점슛 4개 포함 13득점을 몰아쳤고, 제임스는 18득점 8어시스트로 맞섰다. 이들을 보좌하는 클레이 탐슨(21득점), 디안젤로 러셀(14득점)의 활약도 돋보였다. 유일한 아쉬움은 레이커스의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가 공격 도중 트레잇 잭슨-데이비스의 팔에 눈을 맞아 코트를 떠난 것이었다.
워리어스는 쾌조의 슛감을 이어가며 3쿼터에만 35득점을 터뜨리는 등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넫 제임스가 4쿼터 7분 31초를 남겨둔 시점부터 연속 6득점을 몰아치며 한 자릿수 점수 차로 좁혔다. 중반을 넘어서자 덩크와 훅슛으로 워리어스의 골밑을 공략하더니, 2분 7초를 남겨두고는 커리 앞에서 코너 3점슛을 터뜨리며 3점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해당 장면에서 제임스의 발이 선을 밟았다는 판정이 나오며 득점이 취소됐다.
치열했던 명승부는 이때부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샷 클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심판진은 연이어 휘슬을 잡았다. 시간이 줄어들지 않자 레이커스의 공격이 조금씩 깎이기 시작했다. 재차 공격을 시도하려고 했던 제임스는 결국 코트에 공을 집어 던지며 “계속 이렇게 하기엔 내가 너무 나이가 많다”라고 말하며 자조 섞인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심판진의 연이은 개입에도 샷 클록은 여전했다. 결국 마지막 2분에는 장내 아나운서가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등 촌극이 벌어졌다. 샷 클록이 고장난 시점부턴 경기가 무려 20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해당 경기를 접한 팬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명백히 멍청한 심판들의 쇼”라고 꼬집었다.
커리는 “커리어에서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이런 지연은 이 나이에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 중 하나다. 엔진이 꺼지면 다시 시작하기 어렵다”라고 돌아봤다.
결과적으로 워리어스가 점수 차를 유지하며 레이커스를 128-121로 제압했다. 두 팀의 격차가 없어졌고, 워리어스가 9위로 올라섰다.
커리는 31득점 5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했고, 탐슨이 26득점으로 그를 지원했다. 조나단 쿠밍가(23득점) 드레이먼드 그린(12득점 12리바운드 13어시스트) 등 주전들의 활약도 빛났다.
레이커스에선 제임스가 40득점 8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분전했으나,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