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경기에서 키움에 14-3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고척돔=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류현진이 알 수 있게) 내 번호를 불러드리겠다. 세븐(7) 식스(6) 제로(0)..."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부산에서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보낸 메시지에 다시 유쾌하게 답을 남겼다.
로버츠 감독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국 야구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류현진이 로버츠 감독의 전화번호를 몰라 알아보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내 전화번호를 알려줘야겠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내 번호는 세븐(7) 식스(6) 제로(0)..."라며 전화번호를 부르는 시늉도 냈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2016년 다저스 감독으로 부임해 올 시즌까지 쭉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13년 다저스에서 첫 MLB 무대를 밟은 후 2019년까지 뛰었고,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었던 류현진과도 인연이 상당하다. 류현진의 최전성기로 꼽히는 2019년 사령탑도 그였다.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위해 고척돔을 찾은 로버츠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을 전했다. 박찬호와도 동료였고, 류현진과도 감독으로 함께했다고 했다. 특히 류현진에 대해 지난 17일 "류현진과 아직 연락하지 못했지만, 꼭 만나고 싶다"며 "이 기사를 보면 연락 달라"라고 농담 섞인 진담을 꺼냈다. 전성기를 함께 했던 만큼 "류현진은 훌륭한 투수였고 좋은 동료였으며 재밌는 친구였다"라고 떠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류현진이 로버츠 감독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사진=토론토 SNS 2023년까지 MLB에 있던 류현진은 현재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 KBO리그 투수가 돼 뛰고 있다. 로버츠 감독이 다저스의 시즌 준비에 한창이듯 류현진도 한화에서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 등판, 76구를 던지며 시즌 준비를 마무리했다.
로버츠 감독은 MLB 사령탑 중에서도 선수들과 편하게 소통하기로 으뜸인 인물이다. 류현진 역시 신인 때부터 장난스럽게 동료들을 대한 선수다. 로버츠 감독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류현진은 "연락은 드려야 하겠다. 그런데 전화번호를 모른다. 주변을 통해 알아보겠다"고 웃었다.
류현진은 만나지 못하고 있지만, 로버츠 감독은 여유롭게 한국을 즐기는 중이다. 그는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 경기를 마친 후 선수단과 함께 서울 관광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로버츠 감독은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즐겁고, 먹거리도 좋은 것 같다. 나뿐 아니라 우리 선수들도 한국을 100% 즐기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어제 경기가 끝나고 바로 버스로 이동해 한국 야시장에 갔다"며 "오늘도 고궁 투어에 다녀왔다. 선수들 간 우정을 끈끈하게 다닐 수 있었다"고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