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상대 개막전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황당하게도 글러브 웹이 발목을 잡았다.
샌디에이고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 개막전에서 다저스에 2–5로 패했다. 7회까지 2-1로 잘 리드하다 8회 4실점 빅이닝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글러브 끈이 샌디에이고를 좌절시켰다. 불펜이 흔들리면서 무사 만루를 허용, 2-2 동점을 내주면서 분위기를 뺏겼다. 하지만 뒤이어 올라온 아드리안 모레혼이 1루수 땅볼을 유도하면서 3(1루수)-6(유격수)-1(투수) 병살을 유도할 수도 있는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수비가 잘 이뤄졌다면 무실점 혹은 1실점 만으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땅볼 타구가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글러브를 뚫고 외야로 흐른 것. 글러브의 웹(그물) 사이로 공이 빠져나가면서 실책으로 이어졌다. 그 사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으며 역전했다. 이후 흔들린 샌디에이고는 무키 베츠와 오타니 쇼헤이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으며 승기를 완전히 뺏겼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글러브에 관한 질문이 가장 처음으로 나왔다. 이에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걸 알았다. 좋은 핸들링에 병살로도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아쉽다”라면서 “8회 전까지는 좋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8회 여러 상황들이 생겼다. 투수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수비 실책도 있었다. 점수를 만회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라면서 아쉬워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역시 “(원래는) 크로넨워스가 굉장히 훌륭한 수비를 보여주는 선수인데 안타깝게도 글러브가 뚫렸다. 샌디에이고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우리에겐 굉장히 운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글러브 불운으로 샌디에이고는 10년 만의 다저스전 개막경기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샌디에이고가 개막전에서 다저스를 상대로 승리한 건 2014년 3월 30일 홈 구장 펫코 파크에서 거둔 3-1 승리였다. 당시 다저스와 세 시즌 연속 만난 샌디에이고는 2013년과 2014년 연속으로 개막전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4월 4일은 달랐다. 홈에서 다시 만난 다저스를 상대로 0-15 대패를 당했다. 이후 두 팀의 개막전 접점은 없었다. 8년 만에 성사된 다저스와 개막전에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통한의 글러브 불운으로 패했다. 개막전 전적도 4승6패 열세로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