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사상 최초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인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2회 타석에 들어서며 팬들에게 인사 하고있다. 고척돔=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3.20.
'우리의 왕(King).'
역시 '킹하성'이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왕 대접'을 제대로 받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 개막전에 5번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김하성은 3타수 무안타 볼넷 1개로 침묵했으나, 오랜만에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뜻깊은 경험을 했다. 1만6000여 명의 응원 속에 안타를 때려내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골드글러브 수상자다운 탄탄한 수비로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샌디에이고 구단도 김하성의 '귀환'을 크게 반겼다. 구단은 공식 소셜 미디어(SNS)에 김하성이 고척 스카이돔 그라운드로 나서는 영상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왕이 한국 그라운드에 나섰다(Our King takes the field in Korea)'라는 문구도 함께 올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캡쳐
영상은 김하성 만을 집중 조명했다. 더그아웃에서 나와 유격수 자리로 뛰어가는 모습, 이닝 전 캐치볼을 하는 모습 등 경기에 나서는 김하성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김하성만을 위한 영상이었다.
이날 김하성은 뜻깊은 경험도 했다. 첫 타석에서 오랜만에 만난 한국 팬들에게 헬멧을 벗고 인사를 하는 기회를 얻었다. 사실 피치 클록을 실시하는 가운데 이런 '호사'는 타이밍상 누리기 어렵다. 하지만 구심이 '일부러' 홈 플레이트를 닦으며 시간을 지연시켰고, 김하성도 여유있게 팬들에게 인사를 건넬 시간을 얻었다. 김하성은 "한국에서 경기하는 거라 심판께서 배려해주셨다"라고 말했다.
20일 경기 후 김하성은 "정말 기분 좋았고, 감사했다. 색다른 느낌이었다. 고척에서 이렇게 MLB 정식 경기를 한다는 게 기뻤다"고 말했다. 팀이 2-5로 역전패하면서 빛이 바래긴 했지만, 김하성은 "결과가 아쉽긴 한데 내일도 경기가 있다. 앞으로도 쭉 경기가 있으니 준비 잘하겠다"라고 말하며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