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센스 넘치는 대답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행사 중반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선수 중 무언가 뺏어올 수 있다면 어떤 걸 원하냐'는 질문에 대뜸 그는 "고영표(KT 위즈) 선수의 체인지업을 뺏어오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체인지업은 국가대표 사이드암스로 고영표의 주 무기. 외야수 손아섭이 체인지업을 뺏고 싶다고 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체인지업을 뺏어오면 한국 최초의 '이도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야구 욕심이 많아서 타자와 투수를 다 하고 싶다. 그래서 뺏어오고 싶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손아섭은 전준우(롯데 자이언츠)가 "올해는 관중석이 아닌 야구장에서 좋은 경기했으면 한다"고 말하자 즉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준우는 지난해 창원 NC파크 관중석에서 포스트시즌을 지켜봤다. 롯데에서 전준우와 한솥밥을 먹었던 손아섭은 "롯데와 가을 야구에서 만난다면 너무 재밌고 멋진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때로는 '웃음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사회자가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3대 미남이 누구냐'고 묻자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은 "여기 다 (미남이) 계신 거 같다"며 "1등은 손아섭 선수"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손아섭은 '억울한'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손아섭에 대적하는 입담꾼은 임찬규였다. 지난 시즌 뒤 성대결절 수술을 한 임찬규는 "완벽하게 나았다. 집에서 샤우팅 하면서 체크해봤는데 괜찮은 거 같다"며 "많은 분이 제 팔이나 어깨가 괜찮냐는 질문보다 목 괜찮냐고 하는데 감사드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압권은 그다음.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구광모 구단주가 참석한 회식 자리에서 "이 팔을 바치겠다"고 말한 게 화제였는데 임찬규는 "구광모 회장님이 보고 계시겠지만 LG를 위해서라면 무덤도 LG(사옥) 옆에 묻힐 수 있다"고 말해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한편 23일 예정된 개막전 선발이 이날 모두 공개됐다. 잠실에서는 디트릭 엔스(LG)와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맞붙는다. 인천에서는 김광현(SSG)-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창원에선 카일 하트(NC 다이노스)-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의 매치업이 성사됐다. 수원과 광주에선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코너 시볼드(삼성 라이온즈), 윌 크로우(KIA 타이거즈)-아리엘 후라도(키움 히어로즈)가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