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는 23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와 그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연루된 도박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사무국은 "이번 상황에 대해 정보를 모으는 중"이라며 "오늘 조사 부서가 사건 조사를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처음 보도된 건 지난 21일. 역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 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 2차전이 열리는 날 아침이었다. 미국 LA 타임스, ESPN 등에 의해 미즈하라가 스포츠 도박으로 도박 빚을 졌다는 게 보도됐다. 미국에선 스포츠 도박이 합법인 주도 있으나 다저스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미즈하라 개인의 스캔들이면 작게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MLB 최고 스타였던 오타니가 연루되면서 일이 커졌다. 사건이 드러난 것도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던 도박 업자 매튜 보이어의 명단에 오타니의 계좌가 있어서였다. 오타니의 계좌에서 보이어의 계좌로 수 차례 송금 이력이 있었고, 금액은 약 45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미즈하라의 첫 해명에 일이 커졌다. 미즈하라는 이 내용을 묻는 ESPN에 "오타니는 내게 두번 다시 도박을 하지 말라며 50만 달러씩 수 차례 내 앞에서 직접 송금했다. 그는 돈 문제에서 나를 신뢰하지 않았다. 오타니는 절대 도박에 연루된 적 없으며 나 역시 후회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오타니 측은 곧바로 "미즈하라에 의해 대규모 절도 피해를 당했다"고 반박했다. 미즈하라도 그 이후 이전 해명을 번복했다. 구단은 곧바로 그를 해고했다.
해명이 번복되면서 온갖 추론이 등장했다. 오타니가 실제로 송금해줬으나 법적 문제가 되는 걸 뒤늦게 확인 후 법적 방어를 위해 말을 바꿨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단 오타니 본인이 도박을 직접 한 건 아닌 모양이다. ESPN은 복수의 소식통과 인터뷰를 통해 "오타니는 도박을 하지 않는다. 그 자금은 미즈하라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한 용도일 것"이라고 확인했다. 보이어 측도 "오타니를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문제가 되는 건 오타니가 도박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고, 직접 송금했을 경우다. 이 경우 연방법에 의해 처벌 및 사무국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다저스 구단은 오타니 측의 설명대로 오타니는 이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ESPN과 인터뷰에 응한 다저스 구단 관계자는 "(스캔들에 대해) 이야기가 돌아 구단주 마크 월터가 클럽하우스 내 미팅을 열었다. 미즈하라는 해당 내용일 시인, 사과했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빚을 갚도록 도왔다고 전했다"며 "그런데 오타니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구단에 그 내용을 물었다. 오타니는 이 일을 몰랐다고 했다. 오타니 측은 20일(현지시간)에야 계좌에서 돈이 나간 걸 확인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돈을 갚아줬다는 주장을 오타니가 아닌 언론, 구단에게만 꺼냈다는 거다.
사무국 조사가 들어간 만큼 오타니의 징계 여부도 향후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즈하라의 주장대로 야구 관련 도박을 하지 않았고, 불법 여부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미즈하라가 받는 징계도 다소 가벼울 수 있다. ESPN은 오타니의 경우 조사를 받는 기간 공무휴직 처분없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현재까진 도박에 연루됐다는 증거가 없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