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이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이같이 말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2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챔프전 1차전에서 청주 KB를 68-62로 꺾었다. 우리은행은 한때 10점까지 뒤지는 등 힘든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역전극으로 ‘1강’ KB를 물리쳤다. 동시에 올 시즌 KB의 17경기 홈 무패 기록에 마침표를 찍으며 기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애초 이번 매치업에서 우리은행의 전망은 밝지 않았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선 2승 4패로 열세였고,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도 한 경기를 더 치러 휴식일이 상대적으로 짧았다. 위 감독조차 경기 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우리은행은 경기 초반 KB에 끌려다녔다. 상대 원투펀치 박지수와 강이슬의 손끝이 불을 뿜었다.
하지만 봄농구 베테랑 위성우 감독은 변칙적인 수비·공격 전술을 앞세워 꾸준히 추격의 고삐를 쥐었다. 2·3쿼터엔 김단비가 힘을 보태줬고, 마지막 쿼터엔 나윤정의 3점슛 2개 포함 10득점 원맨쇼가 더해졌다. 우리은행은 한 때 10점까지 벌어진 승부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역대 WKBL 챔프전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1.9%. 우리은행이 적지에서 이 확률을 잡았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마주한 위성우 감독은 “오늘 경기는 선수들이 다 했다”라고 웃었다.
위성우 감독은 이날 승리 요인에 대해 경기 감각을 언급했다. 특히 우리은행이 PO에서 용인 삼성생명에 일격을 맞은 뒤, 달라진 점을 언급하며 “상대의 경기 감각이 조금 떨어졌던 것 같다. 첫 게임 이긴 게 다는 아니지만, 적지에서 승리한 건 큰 수확이다”라고 진단했다. 동시에 “첫 게임 이기고 내리 3연패 한 적도 있다. 26일 2차전에서도 다시 첫 경기를 한다는 마음으로 부딪혀 보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4쿼터에만 10득점을 몰아친 나윤정의 활약에 대해선 박수를 보냈다. 위성우 감독은 “10점으로 벌어져 경기가 끝날 수 있었는데, (나)윤정 선수와 (박)지현 선수가 잘 이끌어줬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전반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렸는데, 마지막에는 밀리지 않았던 점이 오늘 큰 소득”이라고 짚었다.
한편 취재진이 ‘오늘 경기가 우리은행 입장에서 최상의 경기력이었는지’라고 묻자, 위성우 감독은 “챔프전이니까 최상의 경기력을 녹이기는 쉽지 않다. 부담감, 압박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B를 상대로 68점을 넣었다는 건 쉽게 나오는 일이 아니다. 좋은 승부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이날 박지수(20득점 16리바운드) 방면 수비에 대해선 “이 정도면 잘 막았다고 본다. 오늘 컨디션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정규리그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경기감각이 떨어져 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워낙 좋은 선수니까, 자기 컨디션을 찾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선 (김)단비 선수와 (박)지현 선수가 잘 막아줬다”라고 돌아봤다.
KB와 우리은행은 오는 26일 같은 장소에서 챔프전 2차전을 벌인다. WKBL 챔프전 역사상 1·2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무려 10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