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머릿속에서 기록이 갖는 의미를 지웠다. 변수가 많은 단기전만의 특성을 더 신경 쓴다.
흥국생명은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1-3로 승리한 흥국생명은 이날 2차전까지 잡으면 챔피언결정전(챔프전)에서 기다리고 있는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과 우승을 높고 대결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파죽지세로 포스트시즌(PS)에 오른 정관장에 6라운드 승부에서 패하는 등 결코 우세하지 않은 기운 속에 PO 1차전을 맞이했다. 1세트를 내주며 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구 여제' 김연경과 외국인 선수 윌로우 존슨, 레이나 토코쿠가 맹활약하며 내리 2~4세트를 따냈다. 윌로우가 25점, 김연경은 23점, 레이나는 18점을 기록했다.
통산 여자부 PO에서 1차전에 승리한 팀은 모두 챔프전에 올랐다. 리버스 스윕은 17번 중 한 번도 없었다. 흥국생명이 1차전 승리로 100% 챔프전 진출권을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1차전 승리 뒤 "100%라는 기록을 믿지 않는다"라고 했다. 의식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단기전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판단도 엿보인다. 24일 2차전을 앞두고도 같은 말을 전했다. 그는 "우승을 앞에 두고 놓친 적도 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부는 모른다. (100% 진출 확률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22일 정관장과의 PO 1차전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 있는 아본단자 감독. 사진=KOVO
아본단자는 승리한 PO 1차전을 두고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다"라며 "강한 서브로 상대를 더 압박하고 움직임도 더 많이 해야 한다"라는 당부를 남겼다.
2차전에서 승리하면 28일 열리는 챔프전까지 체력을 비축할 수 있다. 흥국생명 선수단 모두 조기 챔피전 진출 확정을 바란다. 아본단자 감독은 "누구나 이 경기에서 승리하고 체력적으로 여유를 갖길 바라겠지만, 따로 선수들에게 얘기한 건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