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우주소녀 출신 배우 김지연(보나)이 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주연으로서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필모그래피상 가장 큰 롤을 연기하며 드라마가 높은 관심을 끄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김지연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많은 것을 배운 계기였다. 무엇보다 사회적 문제인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전했다.
‘피라미드 게임’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에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내용을 그린 드라마다. 10부작으로 지난 2월 29일부터 매주 2회씩 공개됐다. 지난 21일 최종화로 막을 내렸다. 극 중 김지연은 서열 피라미드를 깨부수는 잔다르크 같은 전학생 성수지 역을 맡았다.
‘피라미드 게임’은 첫 공개 후 BBC가 ‘제2의 오징어게임’이라고 비유하는 등 글로벌 호평이 이어졌다. 올해 유럽 최대 시리즈물 행사인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에 한국 작품으로 유일하게 초청되기도 했다. 이 같은 반응에 김지연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SNS 경우엔 댓글 하나 하나를 해석할 수는 없어서 자세한 내용은 모두 알 수 없지만 외국어가 굉장히 늘어났다”고 웃었다.
성수지는 전학 후 이른바 ‘왕따 게임’에 휘말리게 되고, 게임을 뒤엎기 위해 이 학교의 ‘공주’로 불리는 백하린(장다아)에 맞서게 된다. 아이돌 연습생의 기간을 거친 터라 학창 시절의 경험이 거의 없는 김지연은 따돌림 당하는 연기를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만들어갔다.
“수지는 완전히 착한 인물은 아니에요. 마냥 착한 사람도, 마냥 정의로운 사람도 없듯 어느 한군데에 치우치지 않으려 무표정을 유지하면서 중간 중간 임팩트를 주고 싶었죠.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의 선택을 하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연기했어요. 당하기만 하는 인물이다 보니 욕설 연기를 할 때는 시원함도 느꼈죠.(웃음)”
‘피라미드 게임’은 학교폭력을 소재로 하는 터라 김지연도 “크게 마음먹고 출연에 임했다”고 밝혔다. “연기를 할 때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더 깨달았다. 간접적으로 경험했으나 많이 속상하더라. 정말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고 믿기 힘들 정도였다”며 “가해자는 가해자일 뿐이다. 학교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김지연은 ‘란제리 소녀시대’로 눈도장을 찍은 후 ‘스물다섯 스물하나’, ‘조선변호사’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성격”이라고 밝힌 그는 “항상 자기 전에 ‘왜 그렇게 연기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피라미드 게임’은 연기에 대한 반성과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이 있다고 전했다.
“‘피라미드 게임’은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연기할 때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결국 그 한계를 깨부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예전에는 저와 비슷한 모습의 캐릭터를 선택하는 게 컸는데 이젠 과감히 연기 폭을 넓혀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