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말 극적인 동점 홈런의 주인공 LG 트윈스 홍창기가 멋쩍은 듯 웃었다. 그는 "우리 팀의 첫 홈런을 제가 기록할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LG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9회 말 1사 3루에서 문성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가 나왔지만,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은 한 이는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린 홍창기였다. 사진=LG 제공 홍창기는 이날 2-3으로 뒤진 8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타구를 우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홍창기는 홈런을 확인하고 오른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홍창기의 시즌 1호 홈런은 극적인 동점 홈런이었다.
이날 홈런이 더 반가운 건 LG의 개막 후 세 번째 경기에서 나온 첫 팀 홈런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우리는 왜 홈런이 안 나오나"라고 안타까워했다. 올해 공인구 반발력 상승 영향인지 개막 2연전에서 홈런 19개가 쏟아졌다. 그런데 LG만 유일하게 팀 홈런 0개를 기록 중이었다. 염 감독은 "올해 목표 중 뻥 야구도 있다"며 "공인구가 잘 날아간다는 건 모르겠다. 우리 선수들은 잘 안 날아가더라"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사진=LG 제공 LG는 오스틴 딘, 박동원, 김현수 등 홈런 타자가 있다. 홍창기는 지난해까지 576경기 통산 홈런 11개가 전부였다. 홍창기는 "(올해 우리 팀 첫 홈런의 주인공이 나라니) 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웃었다. 홍창기는 프로 첫 홈런도 2020년 6월 30일 연장 11회 김재윤을 상대로 친 끝내기 대포였다.
홍창기는 이날 5회에도 적시타를 기록했다. 1-0으로 앞선 2사 3루에서 홍창기의 내야 땅볼을 삼성 2루수 류지혁이 역동작으로 잡아 1루 송구했다. 홍창기는 전력 질주했고, 타이밍상 아웃으로 보였다. 그러나 세이프. 그 사이 3루 주자 문성주가 ㄷ홈을 밟았다. 삼성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사진=LG 제공 홍창기는 "안타가 될 줄 몰라 일단 열심히 달렸다. 1루를 밟을 때도 세이프를 확신하지 못했다"면서 "긴가민가하며 비디오 판독을 기다렸다. '제발 안타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올해 박해민에게 리드오프를 내주고 2번 타순으로 옮긴 홍창기는 개막 후 3경기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으로 출발이 좋다.
그는 "상대에게 끌려다녀도 모든 선수들이 자신 있게 한다"면서 "(역전승으로) 팀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