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은 27일 열린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실점 쾌투로 8-2 승리를 이끌었다. 사사구(1개)와 탈삼진(9개) 비율도 인상적이었다. KBO리그 첫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 연착륙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주목할 부분은 네일의 스위퍼였다. 투구 수 85개 중 스위퍼가 21개로 24.7%.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5개밖에 던지지 않고 투심 패스트볼(투심·29개) 위주의 투구 레퍼토리를 끌고 가다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스위퍼를 섞었다.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인 스위퍼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주 무기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구사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KBO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에릭 페디(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주무기로 더욱 유명세를 떨쳤다.
페디는 스위퍼를 앞세워 지난 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삼진 209개를 잡아내 KBO리그 역사상 '시즌 20승과 200탈삼진'을 정복한 역대 다섯 번째 투수가 됐다. 그는 "내게 스위퍼란 항상 기대할 수 있는 구종이다. 사람으로 봤을 때 구원자의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 구종을 쓸 거다. (결과가 이렇게 좋은데)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페디는 지난 겨울 화이트삭스와 계약하며 빅리그로 복귀했다. 페디 이후 여러 선수가 스위퍼 그립을 잡았지만, 활약은 미미했다.
네일은 달랐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좌우 움직임이 큰 스위퍼로 타자의 배트를 유인했다. 1회 초 세 타자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는데 결정구가 모두 스위퍼였다. 이날 기록한 탈삼진 9개 중 8개의 위닝샷이 스위퍼. 투심과 커터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스위퍼로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롯데 타자들은 현란한 스위퍼 움직임에 쩔쩔맸다. 그만큼 '위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