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투수 손주영이 철벽 호투로 염경엽 감독이 추구한 '선발 야구'에 힘을 실었다.
손주영은 지난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83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손주영은 최고 148km/h의 직구 49개와 포크볼(12개), 슬라이더(11개), 커브(11개)를 던져 삼성 타자들을 상대했다. 손주영은 2회 선두타자 안타와 야수 실책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고, 3회에도 선두타자 안타, 4회 2사 만루 위기를 연달아 맞았지만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올 시즌 5경기를 치른 LG의 네 번째 QS였다. 23일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에선 디트릭 엔스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24일엔 임찬규가 7피안타 고전 속에서도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26일 삼성전에선 케이시 켈리가 6이닝 3실점했다. 27일 삼성전에서 최원태가 4⅔이닝 2실점(1자책)으로 연속 QS 행진이 '3'에서 끊겼지만, 손주영이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흐름을 다시 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선발야구를 천명한 바 있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 투수들에게 '조기 강판 대신 최대한 기다리겠다'라고 했다"라면서 "지난해엔 선발이 거의 무너진 상태로 시즌을 치렀다. 올해는 선발 야구를 펼치는 것이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5선발 손주영이 염 감독의 구상과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경기 후 손주영은 "첫 경기 시작을 너무 잘 끊었다. 재작년에는 몸이 안 좋았지만 지금은 너무 좋다"라고 돌아봤다. 손주영은 지난 2022년 스프링캠프에서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으나, 곧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돼 지난해 9월에야 복귀했다. 그는 "2년 전 시즌 첫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기쁘지 않았다. 팔꿈치가 아팠다"라면서 "오늘은 안 아파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사실 손주영의 5선발 낙점은 다소 의외였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5선발로 손주영을 낙점한 바 있다. 2017년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입단 후 7년 동안 22경기에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99를 기록,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1m91㎝의 높은 키에서 나오는 묵직한 공의 가능성을 염 감독은 믿었다.
손주영은 이미 2군에서 2600 RPM(분당회전수)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돌직구를 던지는 것으로 유명한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전성기 시절 2600대의 분당회전수를 기록한 바 있다. 손주영은 "오늘 경기 RPM은 아직 확인하지 않았지만, 손가락이 아팠다. 회전이 잘 걸린 것 같다"라며 자신의 공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손주영의 투구를 두고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좋은 피칭을 했다"라면서 흐뭇해했다. 손주영도 "좋은 몸 상태로 계속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