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32)이 지난 주말 홈 경기에서 골대 불운을 극복하고 팀의 결승 골을 기록하며 사령탑과 현지 언론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손흥민은 3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EPL 30라운드 루턴 타운전에서 선발 출전, 88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손흥민은 이날 팀이 1-1로 팽팽한 흐름을 이어간 후반 41분, 팀 동료 브레넌 존슨의 백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이 득점을 지켜 역전승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교체돼 기립박수 속에 그라운드를 떠났고, 벤치에서 승리의 기쁨을 누볐다.
손흥민은 이 득점 전까지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그는 팀이 0-1로 뒤진 전반 20분, 골키퍼와 마주하는 일대일 찬스를 잡았다. 그는 침착하게 골키퍼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공은 오른쪽과 왼쪽 골대를 연이어 강타하며 벗어났다. 전반 막바지엔 체력 부담 탓인지 그답지 않은 드리블 실수가 나오며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토트넘은 후반 6분 만에 상대의 자책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이후에도 존슨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미세한 차이로 라인을 넘어가지 않는 등 불운이 이어졌다.
하지만 손흥민이 직접 해결사로 나섰고, 내려앉은 루턴에 일격을 날리며 토트넘의 승리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리그 5위(승점 56)를 지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이 달린 4위 애스턴 빌라(승점 59)와 격차는 승점 3으로 유지됐으나, 토트넘이 1경기를 덜 치른 탓에 여전히 추격 가능하다.
경기 뒤엔 팀 승리를 이끈 손흥민에게 찬사가 이어졌다. 스포츠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올 시즌에만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결승 골을 5차례나 기록했다. 이는 EPL 1위 기록으로, 매체는 그에게 ‘해결사’라는 칭호를 붙였다.
동시에 리그 15골을 터뜨린 그는 EPL 공동 득점 3위에 올랐다.
토트넘 구단 기준으로는 통산 160호 골을 기록, 클리프 존스(웨일스·159골)를 넘어 최다 득점 단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굉장히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고, 매 순간 클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특히 국가대표 경기를 위해 장기간 비행을 거쳤음에도, 맹활약한 손흥민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계속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며 주장다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라고 호평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전반에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화가 났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득점 장면에선 상대 수비에 크게 굴절되는 운이 있었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이어 구단 득점 5위에 올린 것에 대해선 “이 얘기를 들었을 때, 나와 함께한 선수·코치진·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이 기록이 자랑스럽다. 축구는 혼자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주위의 도움이 있기에 만들어진 기록”이라면서 공을 돌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