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활동이다. 그룹 하이라이트가 데뷔 15주년을 맞아 팬들에게 좋은 노래를 들려준 것은 물론 약 8년 만에 ‘비스트’ 상표권까지 되찾았다.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24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를 끝으로 2주간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스위치 온’ 활동을 마무리했다. ‘스위치 온’은 ‘스위치를 켜다’라는 의미처럼 데뷔 15주년을 맞은 하이라이트가 다시 달리기 위해 시동을 건다는 포부를 담았다.
타이틀 곡 ‘바디’는 하이라이트가 데뷔 후 시도해 본 적 없는 하우스 스타일의 곡이다. 청량한 분위기에 중독성 있는 휘파람 소리 ‘셰이크 유어 바디’ 가사에 맞춰 따라 하기 쉬운 안무가 특징이다. 멤버 이기광이 프로듀싱에 적극 참여했다. 그는 “하이라이트만의 유쾌한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며 ‘바디’가 타이틀 곡으로 선정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기광의 선택은 옳았다. ‘바디’는 발매 후 국내외 음원 차트 1위를 찍은 데 이어 현재까지도 유튜브 뮤직 등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침 출근 시간대만 되면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는 추이를 보이는데, 이는 ‘바디’만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리스너들에게 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뮤직뱅크’ ‘더쇼’에서 1위를 차지하며 2관왕을 달성한 ‘바디’의 뮤직비디오 역시 2일 기준 3000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2009년 6인조 그룹 비스트로 데뷔한 하이라이트는 현재 4인조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데뷔 연차가 쌓일수록 신보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새로우면서도 팀 정체성을 잃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이라이트는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했고,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색다른 콘텐츠 및 이벤트로 리스너들의 유입을 늘린 것도 한몫했다. ‘스위치 온’ 발매를 기념해 셀프 포토존 프랜차이즈 브랜드 포토시그니처와 한정판 프레임을 론칭, 음악 방송 외에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과 웹콘텐츠에 출연했다.
SNS에서 유독 반응이 좋았다. 숏폼에서 ‘스위치 온’ 포인트 안무를 다양한 버전의 댄스 챌린지로 선보인 덕이다. 이에 ‘바디’는 인스타그램 릴스 인기 상승 오디오에서 국내 아이돌 곡으로 유일한 톱10이자 최고 3위의 성적도 추가했다.
데뷔 15주년 만에 컴백한 것만으로도 팬들에겐 선물 같은 일인데, 자부심까지 선사하니 그야말로 ‘스위치 온’에 걸맞은 활동이었다. 선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2일 소속사 어라운드어스에 따르면 하이라이트는 최근 ‘비스트’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전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와 원활하게 협의를 마쳤다.
앞서 하이라이트는 2016년 큐브와 전속계약 만료 후 상표권 분쟁을 겪었다. 결국 이들은 큐브와 합의를 보지 못하고 2017년 팀명을 비스트에서 하이라이트로 바꿨고, 멤버 장현승을 제외한 5인조로 새롭게 출발했다. 또 용준형 역시 팀을 떠나며 현재의 4인 체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하이라이트가 8년 만에 ‘비스트’ 상표권 사용을 엊게 되면서 팬들에게 의미 있는 소식을 전하게 됐다.
다만 이들은 계속해서 현재의 ‘하이라이트’라는 팀명으로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하이라이트 소속사 어라운드어스는 2일 일간스포츠를 통해 “비스트 이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은 멤버들과 팬들에게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이라이트는 오는 5월 10~12일 단독 콘서트를 개최해 ‘바디’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하이라이트의 스위치는 지금처럼 계속 켜질 전망이다.